최근 미국에서는 직장여성들이 수십 년 동안 커리어 우먼의 상징이었던 바지를 벗어던지고, 다시 치마를 입기 시작했다고 한다. 치마는 일하는데 편하고, 퇴근 후의 약속에도 잘 어울리는 복장이므로 일거양득이라는 것이다. 특히 원피스는 코디가 쉽고 체형도 어느 정도 감출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무척 선호한다고 하니 세월의 변화를 실감한다.
사실 90년대 초반까지도 수련 생활을 하는 여의사는 바지를 입어야한다는 것이 암묵적 합의사항이었다. 바쁜 병원 생활에 치마는 불편하고, 의존심을 강화시켜 남자 동료에게 짐이 되거나 능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남자들의 법칙 속에서 여자가 성공하려면 여성성을 부인해야하는 시기였다.
이 영화는 미국의 패션잡지 '보그'지의 편집장을 모델로 했다는 동명소설을 영화한 작품으로, 사회초년생이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여성이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대학을 갓 졸업한 앤드리아는 모든 여성들이 선망하는 직장을 운 좋게 얻지만, 취직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가시밭길 같은 생활이 기다리고 있었다. 얼음같이 차갑고 괴팍한 성격의 직장상사 미란다(메릴 스트립)는 출세를 하려면 구질구질한 과거나 초라한 애인은 던져버리라고 주문한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성공하라는 그녀의 모습은 파우스트의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를 연상시킨다.
한 가지를 얻으려면 다른 한 가지를 포기하라는 규칙에 길들여져 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강박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직장을 유지하더라도 가정생활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므로 같은 조건이라면 남자를 선호하고, 직장 내의 중요한 업무는 남자에게 할당되기 쉬워서 여성은 극단적인 두 가지 콤플렉스에서 자유롭기가 어렵다. 다 잘 해야 한다는 '슈퍼우먼 콤플렉스'와 의존적으로 살려는 '신데렐라 콤플렉스'가 그것이다.
치마의 시대가 돌아온 것처럼, 이 시대에는 가장 여성적인 것이 가장 승리하는 길인지도 모른다. 게일 에반스의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는 책제목처럼.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트럼프, 중동상황으로 조기 귀국"…한미정상회담 불발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