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역사 왜곡 앞장선 일본 전범의 손녀

침략전쟁을 주도해 2차대전 직후 극동군사재판에서 A급 전범으로 처형된 일본 총리겸 육군대신 도조 히데키의 손녀인 도조 유코가 3일 외신기자회견에서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역사왜곡 망언을 쏟아냈다. 그는 '일본군이 강제적으로 여성들을 성노예로 취급한 역사는 일본에 없다' '일본군이 난징(南京)에서 30만 명을 학살하지 않았다'고 말해 한국'중국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심지어 '태평양전쟁은 일제의 침략 전쟁이 아니라 정당한 전쟁'이라며 '(일본이) 잘못한 게 있다면 전쟁에서 패한 것'이라고 억지까지 부리고 있다.

그는 이달 말 실시되는 일본 참의원 선거에 무소속 입후보를 선언하면서 출마 이유로 '일본과 할아버지의 명예 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부분의 자민당 의원들이 그렇듯 대놓고 일본이 저지른 반인륜적 행위를 두둔하고 미화하겠다는 얘기와 다름없다. 나아가 역사왜곡의 진원지인 일본 극우세력의 공식 대변인 노릇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수많은 아시아인에게 고통을 주고 그것도 모자라 역사 왜곡을 일삼는 일본과 전범에게 '명예'라니 가당찮은 이야기인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대죄를 지은 가해자들이 사죄하고 근신해도 모자랄 판에 거꾸로 잘했다고 낯을 세우고 있으니 일본인들의 역사인식이 어떤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 미 하원 외교위를 통과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에서 보듯 일본의 역사왜곡이 국제사회로부터 조소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갈수록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 또한 크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그가 극우세력을 등에 업고 당선될지는 모르겠으나 아시아인들은 그가 진실을 외면하고 허황된 立身揚名(입신양명)만 꿈꾸는 하찮은 인물임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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