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름에 잘 읽히는 추리·미스터리 소설 출간 붐

긴장에 숨 막힌다, 그 써늘한 재미란…

▲ 최근들어 사실(fact)과 허구(fiction)를 결합한
▲ 최근들어 사실(fact)과 허구(fiction)를 결합한 '팩션'소설이 추리계의 큰 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주 출간한 '최후의 카토'와 '살인의 창세기'도 종교적 색채에 추리를 입혔다. 사진은 영화 '다빈치코드'의 장면과 '살인의 창세기'의 주요인물인 아브라함의 모습.

긴장과 스릴, 반전과 트릭은 추리소설의 미덕이다. 앨러리 퀸과 아가사 크리스티를 거쳐 최근 존 그리샴과 로빈 쿡, 그리고 '다빈치 코드'의 댄 브라운까지···. 모든 작가들이 골몰하는 것은 "독자의 뇌를 마비시켜라"는 명제다. 더위까지 느낄 수 없도록 하는 스릴과 서스펜스, 그래서 추리소설은 여름에 읽는 것이 제격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추리 신간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주만 해도 10여 권이 출간됐다.

스페인 여류작가 마틸데 아센시의 '최후의 카토'(예담 펴냄)는 '다빈치 코드' 보다 2년 먼저 발표된 작품이다. 이 책은 '다빈치 코드'와 같은 팩션(fact + fiction). 어떻게 보면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다빈치 코드'의 중간쯤 된다. 바티칸에 근무하는 수녀이자 고문서학자가 에티오피아인 시체에 새겨진 의문의 문신과 십자가를 해독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중세의 종교와 역사, 예술, 문학, 지리 등이 폭넓은 지식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온몸에 여섯 개의 그리스어와 일곱 개의 십자가 문신이 새겨진 시체 옆에서 발견된 나뭇조각이 성 십자가 유물의 일부임이 밝혀진다. 살리나 수녀는 1천600년 이상 감추어져 있던 비밀의 형제단 스타우로필라케스와 그 지도자인 카토의 존재를 밝혀내기 위해 수수께끼로 가득찬 7단계의 입단 시험을 치르게 된다.

전대미문의 성 십자가 도난사건, 광신적 이단의 범죄인가 아니면 바티칸의 음모인가.

'최후의 카토'는 미로처럼 짜여진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초기 교회의 역사와 십자가의 비밀, 베일에 가려졌던 바티칸 세계의 뒷이야기를 세밀하게 경험할 수 있다. 전2권. 각권 약 400쪽. 각권 9천800원.

'살인의 창세기'(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는 제2차 세계대전과 이라크전을 배경으로 성서 속 아브라함이 역사에 실존했음을 입증해 줄 '진흙 성서' 발굴작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바티칸 대성당 고해소의 젊은 신부는 어느 노인의 예정된 살인 고해성사를 듣게 된다. 같은 시간 로마 고고학회에서는 미모의 고고학자 클라라가 '진흙성서'의 존재를 발표한다. 전대미문의 유물발굴을 둘러싼 비극적 사건의 서막이 열린 날이다.

'진흙성서'에 대해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독일 SS장교 출신의 거부, 그에게 복수하려는 유태인 생존자들과 그에게서 '진흙성서'를 빼앗으려는 과거 동료들의 이해가 대립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성서고고학에 대한 탄탄한 인문학적 지식과 국제 정세에 대한 예리한 통찰이 담겨 있는 미스터리다.

지은이 훌리아 나바로는 2004년 처녀작 '성 수의 결사단'으로 밀리언 셀러의 신화를 기록한 스페인 작가이다. '살인의 창세기'는 첫 작품을 탈고한 지 2개월만에 집필에 몰두해 완성한 두번 째 작품이다. 1권 416쪽, 2권 528쪽. 각권 1만 1천원.

이외 모험소설 '렙틸리아'(들녘 펴냄)와 법의학자 헨리 C. 리의 법의학 사건파일 '실제상황'(북@북스 펴냄)도 여름용으로 출간된 책이다.

'렙틸리아'는 신비한 아프리카 전설과 최첨단 과학이 빚어낸 모험소설이다. 유전공학자 데이비드의 첫사랑 에밀리가 콩고에서 행방불명된다. 어머니가 공개한 비디오테이프에서 거대하고 괴상한 생명체의 모습을 목격하고, 사투를 벌이는 듯한 에밀리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는다. 순식간에 콩고 탐사대가 조직된다. 그들이 대적할 상대는 모켈레 음벰베. 아프리카의 전설로 남아 있는 최후의 공룡이다.

지은이 토마스 티마이어는 독일 쾰른대학에서 지리학과 지질학을 전공한 SF작가로 2004년 첫 장편 '메두사'를 발표해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았다. 368쪽. 1만 원.

'실제상황'은 미스터리 소설은 아니지만, 'O.J. 심슨사건' '매티슨 사건' '목재분쇄기 사건' 등 훨씬 미스터리한 실제 사건을 이면에 숨은 발단과 진행, 범행, 그리고 미미한 흔적에서 증거를 찾고 범죄 사실을 밝혀내는 과정을 손에 잡힐 듯 그려낸 책이다. 352쪽. 9천800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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