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폐업 기로 대형섬유업체, FTA 계기 재기 박차

법원의 파산선고를 받은 구미 한국합섬(주)과 자회사인 (주)HK가 국내 섬유산업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평가되는 한미FTA의 여파로 채권단이 새주인 찾기에 나서면서 회생 가능성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또 워크아웃 상태인 새한도 최근 다시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가운데 관계자들은 M&A의 성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합섬·HK의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최근 채권단과 협의, 한국합섬·HK를 파산시키지 않고 새 주인을 찾아주는 작업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한국합섬·HK는 지난 5월말 대구지방법원 파산부로부터 파산을 선고받았었다.

김상연 신한은행 여신관리실장은 "채권단 동의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이들 회사가 대구·경북은 물론, 국내 섬유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큰 만큼 살려보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며 "동아건설이 법원의 파산선고를 받고도 새 주인 찾기에 나선 전례가 있는 만큼 한국합섬·HK도 긍정적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섬유업계는 ▷폴리에스테르 장섬유의 대미 수출관세가 한미FTA발효 5년 뒤 완전철폐되고 ▷섬유수출시 얀포워드(우리나라에서 만든 실로 직물을 짜야 우리나라 제품임을 인정) 적용으로 한국산 원사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미뤄볼때 폴리에스테르 장섬유 주력기업인 한국합섬과 국내최대규모 원사업체인 HK의 재기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한국합섬·HK는 부채를 뺀 자산만 새 주인이 인수하고, 채권단은 매각대금을 채권보유비율만큼 나눠 가져가는 방식의 인수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여 새 주인이 나서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라는 것이 M&A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편 구미의 새한도 채권단이 갖고 있는 지분 68.9%를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매각한다고 지난 6일 공고했다. 산업은행 등 새한 채권단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매각주간사인 Ernst&Young 한영회계법인을 통해 인수의향서를 받는다. 새한 채권단은 지난해 10월 매각주간사를 선정한 뒤 연말에 매각을 시도했다가 무산되자 연초에 워크아웃 기간을 연말까지로 6개월 연장했었다.

이 회계법인 홍덕기 상무는 "새한에 관심있는 투자자가 현재 여럿 나온 상태"라며 "섬유산업을 사양산업이라고들 하는데 '완전히 죽는' 산업은 절대 없으며 지금까지 생존해 있다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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