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중통령·정통령'. 풀어쓰면 정동영이 중통령(중산층·중소기업과 통하는 대통령, 중용의 정치)을 기치로 정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2002년 민주당 경선 후보 시절 노무현 대통령과 끝까지 완주했고, 참여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었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또다시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방송기자·앵커 출신으로 15·16대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의장 2번, 통일부장관을 거쳐 용꿈을 꾸고 있는 것. 그는 11일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이제는 정보화 사회에 어울리는 미디어 출신 대통령이 나올 때도 됐다."고 말했다.
-'노인폄하' 발언부터 해명하겠다고 했는데.
▶(무척이나 맘에 걸렸던 모양이다. '꼭 좀 써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2004년 3월 26일 4월 총선을 앞두고 당 의장으로서 전국 유세지원을 위해 대구에 들렀다 했던 말이다. 그때 대학생 기자들에게 "당신들이 미래의 주역이다. 투표장에 꼭 가라. 노인들은 이제 집에 가서 좀 쉬어도 된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에게 정치적 관심을 촉구했던 취지의 말이 뒤에 붙은 사족 때문에 묻히고 엄청난 역풍을 몰고 온 것이다. 의원직까지 물러났지만 아직도 죄송스러울 뿐이다.
-왜 대통령이 되고픈가.
▶민주화 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제도도 많이 업그레이드됐으며 전반적으로 사회가 투명하고 맑아졌다. '청산과 청소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건 너무 중요하다. 문화가 중심이 되는 시대에 육군 소장 출신이나 건설회사 사장 등은 어울리지 않는다. 세계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읽고 살아온 제가 이 시대에 맞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정책과 비전은.
▶전투기를 타 본 유일한 대선 후보다. 전투기를 타고 5분 만에 한반도 상공을 지나다보면 절로 애국심이 생긴다. 그래서 계획한 것이 '에어7'이다. 초노동집약적 산업인 항공우주산업에 집중 투자해 중형 여객기 수출대국인 브라질을 따라잡겠다. 항공우주산업은 자동차보다 100배 이상의 정밀도와 신뢰도를 요구해 전기·전자·기계·화학·소재 등 모든 분야의 질적 업그레이드가 올 것이다.
-지방이 여전히 어려운데, 특별한 방안은.
▶정태적인 상태에선 살기 어렵다. 빨리 동태적인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패러다임 시프트(체제·시스템 전환)'가 필요하다. 산업사회에서 탈산업사회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모든 게 디지털 경제로 가고 있다. 텔레비전·컴퓨터·전화·통신 등 미디어 융합 빅뱅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 지방의 살길을 찾아야 한다. 규모는 작지만 고급화·첨단화로 세계 속에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
-올 대선의 시대정신은.
▶하나는 '평화', 하나는 '중산층의 꿈'이다. 평화시장론을 주창하고 있으며 '개성역에서 파리행 기차표를'이라는 책까지 냈다. 이제는 북한과의 평화시대를 여는 것과 동시에 철조망을 걷어내고 대륙경제 시대로 뻗어나가자는 것이다. 평화시대에 모든 국민이 잘사는 대장정을 누가 이끌 것인가가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
-범여권 통합과 단일후보로 승리 가능성은.
▶제3기 민주정부를 탄생시켜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지난 10년 성과를 바탕으로 열매를 맺고 꽃을 피울 차기 대통령을 바라고 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결국 대통합 밖에 길이 없다. 올 대선 역시 어려운 게임이겠지만 시대정신은 우리한테 있다고 본다. 해 볼 만한 싸움이며 꼭 승리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나라당 두 유력주자를 평가하면.
▶이명박 후보는 평생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다.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선서를 당당히 할 수 있겠는가? 선거법 위반·땅투기·주가조작 등 의혹이 너무 많다. 특히 대통령하려는 분이 땅투기하면 안 된다. 박근혜 후보는 독재정권의 딸로 과연 시대정신에 맞느냐는 문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둘 중 누가 나와도 우리가 상대하긴 쉽잖다.
-대구·경북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구·경북지역은 예로부터 '공심(公心)·의심(義心)'의 땅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과 의를 중시하는 선비정신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이는 한마디로 애국심이며 대구·경북민들의 정신이다. 어느 시대에나 빛과 그림자가 있다. 빛은 모으고 그림자는 경계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마음만 모으면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그 중심에 대구·경북민들이 서 주길 바란다.
대선의 꿈을 향한 자신의 의지를 거듭 밝힌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절대 중립이어야 하고 또 중립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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