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유람선을 타고 세계일주를 하는 '크루즈(Cruise)여행'. 모든 여행자들의 꿈이다. 100여 일 동안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세계일주 크루즈여행은 물론 지중해와 카리브해, 혹은 남극과 알래스카, 하와이 크루즈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크루즈여행은 한때 선택받은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느 정도 대중화되면서 해외여행의 새로운 패턴이 되고 있다.
크루즈여행의 매력은 자고나면 날마다 낯선 곳에 도착한다는 점에 있다. 짐을 쌌다가 푸는 번거로움도 없다. 새로운 기항지에 도착하면 내렸다가 출항하기 전까지 돌아오면 그만이다. 기항지가 맘에 들지않는다면 내리지 않고 선상에서 이뤄지는 각종 이벤트에 참가하거나 선실에서 휴식을 취하면 된다.
배를 타면 지루하지 않을까. 천만에. 크루즈선박은 기본적으로 2만t 이상의 호화유람선이다. '타이타닉호'보다 작은 배는 없다. 선상에는 수영장을 비롯해 양식당과 중식당, 일식당 등 각종 식당은 물론이고 바와 가라오케, 피트니스 시설, 카지노, PC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자유롭게 사귈 수 있다는 점도 새로운 묘미다.
올해 7월 초부터 운항을 시작한 스타크루즈의 리브라(Libra)호를 탔다. 리브라호는 타이완의 기륭항과 일본 오키나와의 짧은 구간을 오가는 크루즈유람선이다.
4박 5일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크루즈여행의 진수를 한껏 맛볼 수 있었다. 타이완의 타이베이시 북쪽에 위치한 기륭항에 도착하자, 거대한 유람선이 위용을 드러냈다.
기륭항에는 전용터미널이 없다. 그만큼 승선하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등 절차가 불편했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도 일단 리브라호에 오르면 사라진다. 리브라호는 4만 2천여t급(총톤수). 길이는 216m. 740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탑승인원은 승무원 900여 명과 승객 1천500명이다. 10층으로 된 리브라호는 10층의 갑판데크까지 오르내릴 때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했다. 9층 갑판데크는 두 개의 수영장과 바가 자리 잡고 있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10층에는 선상바가 있다.
승선절차는 '선상카드' 한 장으로 이뤄진다. 선상에서는 신용카드나 현금이 필요 없다. 선상카드 한 장으로 모든 것이 이뤄진다. 하선하기 전에 정산을 하면 된다.
크루즈유람선은 '바다 위의 리조트'였다. 갑판수영장에서는 새벽부터 밤 12시까지 수영과 일광욕을 즐길 수 있고 선상데크를 한 바퀴 돌면서 조깅을 할 수도 있다. 피트니스센터에 가면 전문강사의 지도를 받아 언제든지 운동을 할 수 있고 '골프드라이빙레인지'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롱샷'을 날릴 수 있다. 5층의 카지노클럽에 가면 슬롯머신 등 카지노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아예 카지노를 위해 크루즈를 타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밤이 되더라도 심심하지 않다. 대형극장은 물론 디스코텍도 있다. 매일 밤 다채로운 쇼가 펼쳐진다. 라스베이거스식 성인쇼에서부터 식당 조리사 등 승무원들이 직접 출연하는 '크루(crew)쇼'에 이르기까지 날마다 다채로운 쇼가 벌어진다. 쇼에 출연한 승무원들이 댄스를 직접 가르쳐주기도 한다. 매일 저녁 제공되는 다음날의 일정표(내비게이터)를 보고 찾아다녀야 할 정도다.
크루즈여행의 마지막 날에는 '갈라디너파티'가 기다리고 있다. 선장이 주최하는 갈라디너에는 반드시 정장을 입어야 한다. 간편하고 자유로운 차림의 승객들이 어느새 정장과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변신한 모습을 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운이 좋다면 승무원들이 직접 테이블에서 보여주는 즉석 마술쇼도 경험할 수 있다. 1% 부족하다면 바다가 보이는 가라오케와 선상바에 가서 노래를 하거나 가볍게 맥주 한 잔 나누는 것도 선상크루즈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방법의 하나다.
크루즈유람선에서는 쉽게 외국인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면서 자주 만나는 외국인과 눈인사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친근한 친구사이가 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새로운 기항지가 기다린다. 선상에서도 새로운 파티가 열릴 것이다. 며칠간이지만 일생동안 기억하고 싶은 여행을 꿈꾼다면? 바로 크루즈여행이다.
글·사진 서명수기자diderot@msnet.co.kr
♠ 동남아 크루즈 5,6일…100만~200만원 안팎
세계일주크루즈와 지중해 등의 크루즈에 비해 동남아크루즈는 가까운데다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지중해와 카리브해 등의 크루즈여행은 500만~1천만원(1인)의 비용이 든다. 반면 타이완~오키나와노선과 싱가포르~푸껫노선은 100만~200만 원 안팎이면 즐길 수 있다.
▶타이완/오키나와 5일 일정
부산을 출발, 타이완 타이베이 도착 후 기륭항에서 스타크루즈 리브라호에 승선한다.
이시가키섬과 오키나와 나하를 들러 다시 타이완을 거쳐 부산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기항지인 이시가키섬과 오키나와에서는 각각 선택관광을 할 수 있다. 이시가키는 해양스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한 휴양섬으로 유명하다. 오키나와섬의 나하시에서는 류큐왕국의 유적인 '슈리성'을 둘러보거나 해양엑스포공원에서 돌고래쇼와 세계최대의 해양수족관을 관람할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과 민주기념관(중정기념관) 등 타이완에서의 관광일정까지 포함돼있다. 가격은 복도쪽 객실기준 109만 9천 원부터.
▶타이완/이시가키 5일 일정
오키나와까지는 가지 않고 이시가키섬만 갔다오는 일정이다. 크루즈유람선에서 2박하고 이틀간은 타이베이를 관광하는 일정이다. 가격은 99만 원부터.
▶싱가포르/페낭/푸껫 6일 일정
수퍼스타 버고(Virgo)는 7만 6천t급의 초호화유람선으로 아시아지역에서 운항하는 크루즈 중에서는 최고다. 싱가포르에 도착, 페낭(말레이시아)과 푸껫(태국)을 기항하는 3박4일간의 크루즈여행이다. 싱가포르 여행도 겸할 수 있다. 가격은 159만 9천 원부터. 문의=02)752-8998(스타크루즈), 053)255-0093(부흥항공 대구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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