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내일 후보 검증 청문회를 갖는다. 정당 스스로 대선 주자를 국민 앞에 세워놓고 신상문제를 공개 검증하겠다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과거에는 한나라당만 해도 후보 검증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당내 세력간 암투로 후보가 정해지면 끝이었다. 따라서 TV생중계를 통해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두 경쟁자를 낱낱이 벗겨 보겠다는 시도는 일단 평가할 만한 것이다.
하지만 검증청문회가 '제 식구 감싸기'에 머물고 후보들이 겉도는 답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국민을 가지고 논 거나 마찬가지가 된다. 이'박 두 사람의 지지율 합산이 70%를 오르내리는 것은 국민들의 관심 또한 그만큼 지대하다는 얘기다. 살아온 역정에서 자기관리에 충실했는지 앞으로 국가최고지도자로서 결정적인 흠은 없는지 하나하나 따지고 싶은 것이다. 그들의 신상과 윤리의식이 대한민국 장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점에서다. 검증청문회가 당내 행사를 넘어서야 하는 의미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더구나 두 사람은 숱한 의혹에 휩싸여 있는 마당이다. 이 경선 후보는 대추나무 연 걸리듯 얽힌 친인척과의 부동산문제로 차명재산 의혹을 받고 있다. 박 후보는 고 최태민 목사와 관계를 비롯한 사생활문제와 육영재단비리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이것 말고도 양쪽 캠프가 청문회에 제기한 의혹과 쟁점은 각기 수백 건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 당 3시간씩 100여 질문을 소화하겠다는 청문회가 기대하는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때 하는 검증청문회다. 성공하려면 사서 매를 맞는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혹독하게 묻고 진실을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보들에게 멍석 깔아주었냐' '자기들끼리 면죄부 주고받고 쇼 하냐'하는 웃음거리를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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