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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어느 중년남녀의 찐~한 애정표현 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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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대학생이 된 조카녀석이 외할머니를 모시고 시내쇼핑을 간다 했다. 시내에 가면 먹는 것밖에 안 떠올라서 맛난 걸 사드리려 하는 속 깊은 조카녀석이 예쁘기에 소리없이 동참하기로 했다. 외손자의 놀러가자는 말에 어머니는 거울을 보시더니 내일은 미용실에 가서 파마도 하고 염색도 해야겠다고 하셨다. 시간이 흘러 약속 날짜가 되었고 깔끔하게 단장한 어머니 뒤를 따라 대구 역으로 향했다.

맛있는 음식점으로 들어갈 줄 알았는데 조카녀석은 시민회관대강당으로 외할머니를 모시고 들어간다. 아차! 먹으러 온 게 아니고 '울고 넘는 박달제' 공연을 보러온 것이었다.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한 조카와 어머니는 명당자리에서 관람하고 현장에서 표를 구입한 나는 맨 뒷자리에 혼자 앉았다.

공연이 무르익어 가고 어르신들의 눈시울이 뜨거워지는지 조용하고 엄숙하기까지 한 분위기였다. 잔잔하게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시간이 갈수록 딱딱거리며 껌 씹는 소리와 소곤거리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어 살펴보니 멀지도 않는 자리에서 중년 남녀가 눈뜨고 볼 수 없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기본예절 정도는 알 만한 나이의 두 사람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주위 시선은 의식도 않은 채 과한 애정표현을 했고 어르신들은 "세상이 말세다 말세여."라며 혀를 껄껄 차시며 공연장을 빠져나가셨다. 공공장소에서는 기본 에티켓정도는 지켜주는 시민이 됐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우리도 공연장을 빠져나와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세연아! 외할머니를 위해서 아르바이트했다는 후문에 이모는 마음이 찡했단다. 늘 예쁜 모습으로 즐겁게 지내고 다음에는 이모가 네가 좋아하는 피자 사 줄게.

이유진(대구시 북구 복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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