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서울로, 서울로….'
자본과 인력, 정보의 수도권 집중이 지방 인재의 유출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역사회의 위기는 지방인재 유출, 지역대학의 약화와 맞물려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 지방인재의 유출은 곧 지방대학의 붕괴로 연결되는데, 다른 지역에 비해 대학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그 심각성은 더하다.
▶물밀듯 빠져나가는 젊은 인재=대학 진학 때부터 상위권 학생은 대부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중·하위권 학생들도 수도권을 선호한다. 대구 A고교의 경우 2007학년도 입시에서 고3생 550여 명 가운데 상위권 약 190명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빠져나갔다. 특히 표준점수(800점 만점) 기준으로 510점 이상인 100여 명이 서울대와 연·고대를 비롯한 서울 상위권 7개 대학에 집중됐다. 460점대 50여 명은 서울지역 다른 대학으로, 410~460점대 학생 약 40명은 경기지역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결국 경북대 등 일부 대학의 특정학과를 제외하고는 320~410점대 하위권 학생 상당수가 지역 대학에 진학했다.
지방 고교생들의 수도권 대학 진출경향은 지방 대학의 신입생 모집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 2005학년도의 경우 대구지역 4년제 대학의 충원율은 97.2%이었지만, 경북지역 4년제 대학은 87.4%에 불과했다. 특히 지역 전문대의 경우 그 상황이 훨씬 심각한데 경북지역 6개 전문대가 2006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의 70%에 미치지 못했다.
지방인재 유출현상은 지방대학 학생들의 수도권 편입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2005학년도 수도권 4년제 대학 편입생 7천118명 가운데 지방대 출신자가 3천876명으로 54.5%를 기록했고, 2004학년도의 경우 수도권 대학 편입생 7천496명 중 56.4%인 4천227명이 지방대에서 올라간 학생들이었다. 2006학년도 1학기도 상황은 비슷해 4년제 편입생 2천495명 중 지방대 출신이 1천244명에 달했다.
대구 C대학 입학처장은 "취업 전망 등을 보면서 지역 대학생 상당수가 기회만 되면 서울지역 대학으로 편입하려 한다."며 "지역의 문화나 기업 환경 등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재유출=지방 대학의 낮은 취업률은 지방인재 유출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졸업생 3천 명 이상 4년제 대학 정규직 취업률 10위권 대학 가운데 경북대(58%)와 동의대(57%), 부산대(52%)가 50%를 넘겼을 뿐 나머지는 모두 수도권 대학이다.
지난해 졸업생 1천 명 이상~2천 명 미만 대학 중에는 금오공대와 경일대가, 1천 명 미만 대학 중에는 포항공대가 순위권에 포함됐을 뿐이다.
2005학년도 수도권 대학 졸업자의 94.5%가 수도권에 취업하고 나머지 5.5%가 지방에 취업한 반면, 지방대 졸업자는 75.5%가 그대로 지방에 취업한 대신 24.3%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갔다.
지방 인재 유출현상은 대학 진학, 편입, 취업 등 3중 경로를 통해 나타나고, 이는 곧바로 지방의 심각한 경쟁력 약화로 직결되고 있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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