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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나의 작은 창 너머 보이는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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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을이 되면 하늘 보기를 즐긴다.

자신의 숙제 같은 삶을 살아내느라 만남이 뜸한 마음속 벗 같은 하늘을 사랑한다. 그것은 멈춘 듯 고요해서 적막감이 감돌지만 잠깐이라도 살피면 표정의 변화가 다채롭다 못해 현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른 새벽의 하늘이 반투명을 띤다면 정오의 하늘은 깨어진 유리조각처럼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어슴푸레한 석양의 하늘은 여름 햇살에 잘 익은 연시를 닮은 듯 곱다.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계절마다 품은 하늘의 표정 역시 무궁무진하다. 봄의 그것은 사춘기 소녀처럼 새침스럽고, 여름의 하늘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과 레트와의 사랑처럼 정열적으로 뜨겁다.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품고 있는 가을의 하늘은 가늠키 어려운 깊이를 뽐낸다. 물방울 튕기듯 닿을 듯 말듯하여 손 뻗으면 멀찌감치 달아난 계절의 하늘은 겨울이다.

그날의 날씨와 시간 계절에 따라 나를 다듬는 하늘을 보고 있으면 숨막힐 듯한 미모를 자랑하는 여인을 보는 듯하다.

하늘 보기를 즐기는 나는 4평 남짓한 내방 책상에 앉아서 먼 하늘 보기를 제일로 친다. 몸에 꼭 맞는 신발을 신은 듯한 의자에, 마음처럼 작은 책상 위에는 쳇바퀴 돌리는 지루한 일상에 지혜를 주는 지침서 몇 권이 꽂혀있고, 몇 해 전 연인에게 받은 눅진한 손때 묻은 스탠드가 있으니 충만함이 마음 가득하다.

비록 작은 창을 통해 바라보는 하늘이고 초라한 책상이지만 그 안온함이란 값비싼 소파에 비길 것이 아니다. 한낮은 여전히 찜통 더위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가을 향이 묻어있다.

아! 가을이 되면 하늘 바라기를 더욱 깊이 사랑하리라. 청명한 가을 하늘 바라기를….

서혜정(대구시 서구 내당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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