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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피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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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대참사일이 다가오자 미국민들 사이에 피로감(9'11 fatigue)'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2001년 발생 이후 테러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해마다 거국적 추모행사를 벌여왔는데 "이제 그만 하자"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족 입장이나 테러와의 전쟁을 벌여온 부시 정부에서 보면 일반 국민들의 9'11 피로감은 유감스럽고 섭섭해 할 일이다. 그러나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라는 말이 있듯이 유쾌하지 않은 일을 반복하는 데 대해 사람들은 귀찮아하고 피로를 느끼는 속성이 있기 마련이다.

피로는 의학적으로도 단순 명쾌하게 규명하기 어려운 질환 중 하나다. 대체로 연속되거나 반복되는 정신적'육체적 작업에 수반해서 발생하는 심신 기능의 저하상태를 말한다. 초기에는 피로감'권태감'무력감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갈수록 기력이 약해지고 불안 증세를 보인다. 마지막엔 각종 질병으로 발전하여 돌연사 등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사상 초유의 종합주가지수 2000포인트를 돌파한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조정을 보이고 있는 원인도 대체로 장기 상승 레이스에 기인한 피로감으로 풀이한다. 이처럼 좋은 일도 거듭되면 피로해지고, 올라가면 내려와야 하는 법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동안 잠잠해 있다가 다시 특유의 발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미 대다수 국민들은 '노무현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5년이 왜 이렇게 기냐"는 말이 시중에 회자되는 것이 그것인데 그 정도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심리상태로 피로 3기 증세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 초기 검사들과의 공개토론회에서 검사들의 주장을 받아 "이제 막하자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그때부터 그는 결코 진정한 토론의 강자가 아님을 보여주면서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시작했다. 그러다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말로 국민들을 작은 공황상태로 몰아넣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PD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정치와 언론에 대한 독선적 발언을 재개하면서 그는 다시 국민들을 피로하게 만들고 있다. 아무데나 들이대는 식으로 쏟아 붓는 그의 발언에 국민들은 피로 중증상태다. 임기 말기 국정운영과 중차대한 남북정상회담이 걱정스런 이유도 거기에 있다.

김재열 논설위원 sol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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