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권의 책)어린이 이슬람 바로 알기

이희수 지음/청솔

호기심이 많아 질문을 자주 하는 아이는 부모에게 대견한 마음이 들게 만든다. 쉴 새 없이 쫑알거려도 세상의 이치를 배우려는 모습이 보기 좋아 어떻게든 더 많은 얘기를 해 주려 한다. 하지만 아이가 커 가면서 질문의 범위가 넓어지고, 깊이가 생기면 부모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종종 빠진다. 어쩌다 자신도 잘 모르거나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를 물어오기라도 하면 공연히 퉁명스럽게 말을 돌리고 만다. "아빠도 잘 모르겠는데, 함께 알아보자꾸나."라고 솔직하게 말하면 부끄러울 것도 없는데 말이다.

몇 달 동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을 겪으면서 어지간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몇 번씩은 곤란한 질문을 받았을 것이다. "탈레반이 뭐예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왜 다른 나라 사람들을 괴롭혀요?" "여자들은 왜 히잡이라는 걸 쓰나요?" "이슬람의 신은 사람을 납치하고 죽여도 용서하나요?"

곤란해할 필요도, 말꼬리를 흐릴 필요도 없다. 아무리 폭죽처럼 질문을 쏟아내는 아이라도 충분히 상대할 만큼 넉넉한 내용의 책이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 문화의 대가인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지은 '어린이 이슬람 바로 알기'는 2001년에 처음 발행된 이후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스테디 셀러다. 도서관에 가서 빌려볼 수도 있지만 한 권쯤 사서 집에 두고 볼 만하다.

'세종대왕께서 정초 경복궁의 경회루 앞뜰에서 좌우로 문무백관이 도열한 가운데 지그시 눈을 감고 한 이슬람 원로가 낭송하는 소리에 빠져 계시더라.'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세종대왕의 모습은 올바른 세계인이 되는 기본적인 자세를 가르쳐 준다. 이 교수는 "자신이 속한 문화와 가치를 정확히 알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는 주변의 문화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서구 중심의 교육 탓에 어른들조차 이슬람이라면 호전적이고, 테러에 앞장서고, 배타적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 우리 현실은 위태롭다. 피랍사건으로 이슬람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것도 문제다. 이슬람의 근본 정신이 화해와 용서, 평화라는 사실을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정확히 이해해야 할 시기다.

▨ 생각해보기

△세계 4대 문명 가운데 세 곳이 이슬람 지역에 속해 있다. 어떻게 해서 문명이 발전할 수 있었고, 그들은 그들만의 문화를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알아보자.

△'인 살라'는 이슬람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단어다. '신이 원하신다면'이라는 뜻인데 이슬람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학자들의 해석은 어떠한지 이야기해 보자.

△사무엘 헌팅턴은 "21세기에 문명 간의 충돌이 커지고 특히 유교 문화권과 이슬람 문화권이 새롭게 등장할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슬람교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세계 정세 속에서 이슬람의 미래는 어떠할지 예상해 보자.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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