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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기 빛으로 영원을 비추다 '안종연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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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위해 벽 색깔을 바꾸는 등 작품을 위한 투자에 인색지 않았던 갤러리 분도가 다시 한 번 새로운 시도를 한다. 11월 4일까지 열리는 '안종연 초대전' 전시작을 위해서이다.

빛을 하나의 소재로 이용하는 안종연의 작업을 위해 갤러리 분도 주공간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빛과 인공조명이 완전히 차단된다. 어두운 공간에서 영롱한 유리구슬 안에 장치된 조명이 안 씨의 작업을 찬란한 별빛으로 빛나게 하고, 벽과 천장에 신비로운 후광을 비추게 한다.

안 씨는 2000년 이후 무수한 점으로 구성된 평면작업과 확대된 이슬 같은 형태의 유리조형을 통해 'Blank of Light'(빛의 여백)란 테마에 천착하고 있다. 빛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빛 알갱이' 하나로부터 출발, '빛으로 충만한 여백' '측량할 길 없는 무한공간'을 창조한다. 영국의 시인 블레이크(William Blake)의 '한 알 모래알에서 우주를 본다'고 한 것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이다.

안 씨는 조형의 시원(始原)인 한 점(點) 안에 존재와 공간에 대한 심오한 사고가 응축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작업으로 일관하고 있다. 점을 하나둘씩 찍어 한 방울의 물이 무한대의 동심원을 그리며 확산하게 하거나, 장엄하게 흘러내리는 폭포수에서 무수하게 산란하는 점이 되게 한다. 그리고 빛을 이용해 이 작업이 발광(emit)하도록 한다.

점 하나를 찍어가는 작업만큼 그의 작품에는 무수한 노동의 흔적이 느껴진다. '스테인리스 경면 강판(super mirror)' 표면에 메탈안료를 바른 후 집요하게 한 점 한 점 찍은 후 가마에 소성한다. 혹은 화학반응을 일으킨 표면을 절삭공구를 사용해 상감기법으로 파내기도 한다.

이렇게 탄생한 검은 금속 표면 위에서 빛을 발하는 물(강물이나 폭포)은 우리 스스로 모습이 그 안에 담기도록 유도하는 거울이다. "고고히 흘러가는 물의 흐름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한계가 사라져 버린다."는 평을 받는 작품이다. 안 씨 자신에게도 1986년 이목화랑 전시 이후 오랜만에 대구를 찾는 전시라 더욱 의미 있다. 053)426-5615.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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