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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아저씨들은 우리 영어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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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오천 성바오로유치원에 인근 미군부대원들 매주 찾아

▲ 포항 오천읍 성바오로 유치원에서 미군 병사가 가발을 쓰고 어린이들과 함께 놀고 있다.
▲ 포항 오천읍 성바오로 유치원에서 미군 병사가 가발을 쓰고 어린이들과 함께 놀고 있다.

19일 오전 포항 오천읍 세계리 성바오로유치원. 200여 명의 꼬마들이 교실문을 열고 들어서는 군복 차림의 원어민 선생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몇몇은 '슬라스코' 선생님에게 뛰어가서 안기기도 하고 다른 몇몇은 '얼소' 선생님과 악수를 나누고 '미니스' 선생님의 옷을 잡아당기며 얼른 자기 반으로 들어가자고 조르기도 했다.

슬라스코와 얼소, 미니스는 유치원 근처 미군부대 '캠프 무적'에 근무하는 군인들로, 지난해 부대장 슬라스코 중령이 유치원에 우연히 다녀 가면서 이들의 인연은 시작됐다. 꼬마들의 웃음소리가 듣기좋아 오게 됐다는 슬라스코 중령은 그 뒤로 부대원들과 함께 와서 놀이기구를 손봐 주기도 하고 환경정리도 해주는 등 봉사활동을 하다 원장인 배율리아 수녀와 뜻을 맞춰 얼마 전에는 아예 자매결연까지 맺었다.

이후 꼬마들과 미군 장병들 사이의 정은 더욱 깊어졌다. '무적'에서 근무하며 꼬마들의 친구가 돼주었던 '버나드' 상병은 240명 유치원생 전원의 생일날마다 직접 구운 케이크를 선물할 정도로 애틋한 정을 표했다. 그래서 그가 본국으로 떠나던 날 유치원 전체가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단다.

얼마 전 할로윈데이 때는 미군 장병들이 가발을 쓰고 선물 꾸러미를 가득 들고 유치원을 찾아와 하루 종일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슬라스코 중령은 "해맑은 어린이들을 만나면서 이국생활에 힘들어하는 우리가 오히려 더 보람과 사랑을 얻는다."며 "꼬마친구들을 만나는 월요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배 율리아 원장은 "생김새와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들을 사귀고 함께 놀면서 다양한 문화를 접촉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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