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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사라지는 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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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四川)성의 청두(成都)에서 차로 사흘을 달려야 하는 깊은 오지에 소수 민족 자바인들이 살고 있다. 唐(당)나라 역사서인 '舊唐書(구당서)'에 기록된 '東女國(동여국)'의 후예라고 한다. 워낙 오랜 세월 외부 세계와 격리돼 살아온 때문인지 외부인들과는 무려 4중 통역을 거쳐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흔히 정치를 두고 '생물'이라고 말하지만 언어도 그러하다. '살아 움직이며,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라는 점에서 닮았다. 滿洲語(만주어)의 소멸은 좋은 사례다. 누루하치가 세운 淸(청)은 1912년까지 300년 가까이 중원을 지배했다. 한때 만주어는 국제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청 멸망 100년도 안 된 지금 만주어는 거의 사멸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됐다. 死滅危機(사멸위기)언어연구소와 미국 국립지리학회는 세계 각지 소수민족 언어의 보전을 위해 힘쓰는 연구기관이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7천 종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는데, 놀랍게도 2주일에 1개꼴로 사멸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세계 언어 중 83개 언어가 전 세계 인구의 80%에 의해 사용되고, 반면 약 3천500개의 언어는 사용자가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미국 스위스모 대학의 데이비드 해리슨 교수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전 세계의 口語(구어) 중 절반 정도는 한 번도 문자로 기록된 적이 없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 언어의 마지막 사용자가 죽으면 그 언어도 함께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언어전문가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것은 소수민족 언어라고 지적한다.

최근 미국에서 한국어 수강자가 4년 전보다 37%나 증가했다 하니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MLAA(미국현대언어협회)에 따르면 수강자 증가율로는 아랍어'중국어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미국 내 2천700여 개 대학의 219개 언어강좌 중 수강자 수 1위는 스페인어이고 일본어 6위, 중국어 7위, 한국어 15위로 나타났다. 비록 10위권 밖이지만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이나 경제력을 보면 괜찮은 순위인 것 같다. 더구나 한국어는 미 국무부가 분류한 4개 '초고난이도' 언어의 하나가 아닌가.

최근 한국어는 유엔 산하 세계지적재산권기구 총회에서 국제특허협력조약(PCT)의 국제공개어로 채택됐다. 씩씩하게 선전하는 한국어가 새삼 자랑스럽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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