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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기능올림픽 金…양복 세계명장 황기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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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병마 역경 딛고 우뚝…36년 세월 한길 걸어

▲ 황기철 씨가 금메달을 단 채 재단을 하고 있다. 환하게 웃고 있는 그의 미소 뒤에 지난 힘겨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김태형기자
▲ 황기철 씨가 금메달을 단 채 재단을 하고 있다. 환하게 웃고 있는 그의 미소 뒤에 지난 힘겨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김태형기자

"금메달을 땄다는 연락을 받으니 지난 세월이 주마등 같이 스쳐 지나가더군요. 병마와 싸워 이겨준 딸아이와 장애를 가진 남편을 끝까지 보살펴 준 가족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전세계 37개국, 425명의 장애인이 참가한 '제 7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 전세계에 '양복' 명장임을 입증한 황기철(52) 씨.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작은 양복점을 운영하는 황 씨는 어린 시절 갑작스레 찾아온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를 절게 된 후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각오로 양복 만들기에 뛰어들었고 이번에 세계 최고가 된 것. 그는 채 33㎡도 되지 않는 작은 점포에서 36년 세월을 양복과 함께 했다. 생계를 위해 시작한 가위질로 그는 지금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양복을 기술 이상의 작품으로 여긴 것은 아니었다. "양복만 잘 만들면 대회에서 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양복을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보더군요."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양복이 아닌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털어놨다. 양복을 만드는 손짓과 가위질 등 명장의 기품까지 평가한 대회 덕분에 세계 최고 명장이 될 수 있었다는 것.

하지만 양복에 기품을 넣어 작품을 만드는 명장이 되는 과정은 그에게는 특히나 멀고 험난했다. 그는 기능 올림픽을 석 달 앞두고 진행된 장애인 촉진공단의 합숙훈련을 받을 수 없었다. 미용일을 하던 첫째 딸(24)이 파열성 뇌동맥류로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병원에서는 살 수 있는 확률이 20%라면서 수술을 해도 평생 장애가 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땐 대회고 뭐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어요. 딸아이가 죽게 생겼는데 뭔들 손에 잡히겠어요." 그러나 한 달 뒤 기적이 일어났다. 살 수 없다던 딸아이가 수술 후 기적같이 다시 눈을 뜬 것이다. 그 후 그는 아내 한애화(47) 씨에게 딸을 맡기고 곧바로 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두 달의 합숙과정을 거친 뒤 지난 18일 일본에서 열린 장애인 기능대회 금메달을 따면서 세계 제일의 양복 명장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금메달을 딴 뒤 첫째 딸에게 가장 먼저 보여줬다는 그는 그간의 시련이 오히려 자신과 가족을 강인하게 만들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저의 장애와 딸아이의 병마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가족의 노력과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혹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있다면 저와 저의 가족 이야기가 희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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