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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금강송 '반월당 지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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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産 28그루 교통섬 조경수로 심어…야간조명 설치 명물 만들기로

▲ 대구 중구 반월당 네거리가 강원도에서 날라온 금강송으로 대구의 새로운 명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대구 중구 반월당 네거리가 강원도에서 날라온 금강송으로 대구의 새로운 명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많은 시민과 차량이 오가는 대구 중구 반월당 네거리에 볼거리가 생겼다.

대구시는 최근 반월당 네거리의 경관개선사업을 하면서 네 곳의 교통섬에 28그루의 소나무를 심었다. 웅장하면서도 우아한 자태가 얼핏 봐도 예사롭지 않은 이 나무는 울진과 봉화, 강원도 강릉, 양양, 고성 지역에서만 분포하는 우리나라의 전통 소나무인 금강송이다. 키가 15m나 되며, 수령도 80~100년된 것들이다.

금강송들이 반월당에 자리 잡게 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대구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들은 반월당에 금강송을 심기로 하고 산지인 경북과 강원도 지역을 수차례 답사한 끝에 강원도 강릉의 한 산골마을에서 금강송 군락지를 발견했다. 산주를 찾아 1그루당 500만~700만 원을 주고 구입하기로 약속한 뒤 어렵게 강릉시의 이동 허가를 받아냈다.

그런데 나무를 뽑아 옮기려고 하는데 난데없이 서울의 조경업자들이 나타나 1그루당 3천만 원에 사겠다고 산주에게 제의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대구시는 팔지 않겠다고 버티는 산주들에게 대구 도심 한가운데 심을 중요한 나무인 만큼 돈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며칠에 걸쳐 어렵게 설득했다.

강릉에서 트럭에 실어 7시간 만에 반월당까지 온 금강송들은 혼잡한 반월당의 교통 여건 때문에 다시 한번 홍역을 치렀다. 교통량이 많아 심야시간대에 이식 작업을 하려고 했지만 금강송의 길이가 너무 길어 안전사고가 우려된 것. 어쩔 수 없이 낮에 작업을 했지만 크레인이 1, 2개 차로를 물고 10분 정도씩 작업을 해야만 1그루를 심을 수 있기에 교통체증에 시달린 운전자들로부터 온갖 원성을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잔뜩 화를 내던 운전자들도 웅장한 금강송이 크레인에 의해 세워지는 모습을 보고는 격려를 했다고 한다. 대구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교통 불편을 참아주신 운전자들께 죄송한 마음과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멀리 강원도에서 옮겨 온 금강송이 아무 탈없이 잘 자라 푸른 솔의 기상을 한껏 뽐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야간에 금강송을 비춰주는 조명 시설을 설치하고 주변을 단장, 시민들에게 새로운 반월당을 선보이기로 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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