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렌드-웰빙 꽃시대]플라워 샵

"때론 한송이 꽃이 더 위로가 됩니다"

꽃의 계절이 돌아왔다. 졸업, 입학에서부터 발렌타인·화이트데이, 승진·인사, 결혼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 곳곳에서 꽃으로 축하를 해주는 이벤트가 펼쳐지고 있다.

돌아온 꽃의 계절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꽃도 '웰빙' 트렌드에 물들어 있다는 것. 좋은일, 궂은일이 생길 때만 꽃을 챙기던 예전과 달리 생활 속 꽃 문화가 서서히 싹을 틔우는 분위기다.

◇명품 플라워 샵

대구 시내 꽃집은 무려 3만여개.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꽃집이 생기고 없어진다. 요즘은 이 같은 꽃집 무한 경쟁 시대를 맞아 고급화, 명품화를 추구하는 플라워 샵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 값은 싸지만 종류가 한정된 꽃시장이나 일반 꽃집과는 다르게 나만의 꽃을 디자인할 수 있는 곳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변화를 싫어하는 대구 꽃시장에선 새로운 꽃을 만나기 힘들죠. 하지만 장미만 하더라도 붉고 흰 전통색에서 연분홍, 보라, 파스텔톤으로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꽃들을 김해 경매시장에서 직접 사와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어요."

지하철2호선 신매역에서 '시지 꽃 원예백화점'을 운영하는 (사)현대화예협회 이영희 꽃예술중앙회 회장은 "라넌큘러스, 리시안사스, 스톡 같은 꽃처럼 색감이 다양하거나 사람 몸에 좋은 향기를 뿜어내는 종류들이 고급, 명품꽃의 대표 주자"라며 "다른 꽃보다 배 이상 단가가 비싸지만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했다. 플로리스트가 운영하는 명품 플라워 샵에서는 이런 비싼 꽃에 그들만의 디자인을 다시 입힌다. 색깔도 물론이지만 질감과 향기까지 장식한다. 어떤 비율로 색깔·질감과 향기를 조정하느냐에 따라 꽃의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장소·때, 더 나아가 시간을 함께 고려하고 선물 대상까지 정조준해야 한다. 10대에는 장미·안개꽃 같은 단순한 디자인, 20·30대는 다양한 색깔이 조화를 이루는 분위기, 50·60대는 오래 즐길 수 있는 긴 수명의 꽃이 사랑받는다.

그렇다고 비싼 돈을 들여야만 웰빙 꽃 시대를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식탁을 예로 들어보죠. 예전에는 숟가락, 젓가락 놓는 것만 생각했지 테이블 위에 꽃을 놓을 생각은 못했잖아요. 하지만 일주일에 3~5천원만 들여도 테이블 꽃장식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머그잔·와인잔·물병까지 간단한 일상 도구를 화분으로 이용해 식탁 분위기를 환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

이영희 회장은 "꽃 디자인은 보고, 듣고, 만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까지 채워줄 수 있는 종합 예술"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꽃이 빠지지 않는 선진국에서 보듯 산업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꽃에서 삶의 여유를 만끽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사진 정재호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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