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딸 때문에 신혼살림 마련하는 새색시처럼 들떠서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조금만 어리광 부리면 '봄에 학교 갈 건데'를 써먹으면서 의젓해주기를 바랐는데 엄마 눈엔 여전히 애처로운 자식일 뿐이다.
입학식 다음날 학교를 가는데 우산을 써야할 정도의 함박눈이 퍼붓는 것이다. 그냥 넘어갈 리 없는 녀석.
"엄마! 원래 눈은 봄에 오는 거야?" 난감한 질문이었다. "아니 원래 눈은 겨울에 오는데 우리 은채 학교 간다고 하느님이 선물 주시나 봐." 했더니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대구시민이라면 누구나 목말라하는 눈, 신천 둔치에는 지난달부터 하나둘 핀 개나리가 보였었다.
'이 겨울에 웬 개나리' 그랬었는데 겨우내 애타게 기다릴 땐 빗방울조차 안 내리더니 하늘께서 후하게 인심 쓰셨다고 혼자 중얼댔다.
환경 오염이니 온난화현상이니 계절의 변화를 탓해도 눈이 우리에게 주는 낭만은 변함없는 것 같다. 꽃이나 눈이 시간을 거슬러도 달력엔 봄을 알리는 절기들이 차례차례 지나가고 마냥 아기 같던 막내도 초등학생이 됐다.
체감하는 봄은 아직일지 몰라도 '봄, 봄'을 되뇌며 빨리 새싹이 나고 꽃이 펴서 온 마음이 화사해지고픈 3월이다.
남향옥(대구 수성구 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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