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엄마! 원래 눈은 봄에 오는 거야?"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막내 딸 때문에 신혼살림 마련하는 새색시처럼 들떠서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조금만 어리광 부리면 '봄에 학교 갈 건데'를 써먹으면서 의젓해주기를 바랐는데 엄마 눈엔 여전히 애처로운 자식일 뿐이다.

입학식 다음날 학교를 가는데 우산을 써야할 정도의 함박눈이 퍼붓는 것이다. 그냥 넘어갈 리 없는 녀석.

"엄마! 원래 눈은 봄에 오는 거야?" 난감한 질문이었다. "아니 원래 눈은 겨울에 오는데 우리 은채 학교 간다고 하느님이 선물 주시나 봐." 했더니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대구시민이라면 누구나 목말라하는 눈, 신천 둔치에는 지난달부터 하나둘 핀 개나리가 보였었다.

'이 겨울에 웬 개나리' 그랬었는데 겨우내 애타게 기다릴 땐 빗방울조차 안 내리더니 하늘께서 후하게 인심 쓰셨다고 혼자 중얼댔다.

환경 오염이니 온난화현상이니 계절의 변화를 탓해도 눈이 우리에게 주는 낭만은 변함없는 것 같다. 꽃이나 눈이 시간을 거슬러도 달력엔 봄을 알리는 절기들이 차례차례 지나가고 마냥 아기 같던 막내도 초등학생이 됐다.

체감하는 봄은 아직일지 몰라도 '봄, 봄'을 되뇌며 빨리 새싹이 나고 꽃이 펴서 온 마음이 화사해지고픈 3월이다.

남향옥(대구 수성구 중동)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19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55%로 직전 조사 대비 1% 하락했으며, 부정 평가는 36%로 2% 증가했다. 긍정적...
금과 은 관련 상장지수상품(ETP) 수익률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실물시장 공급 부족으로 급등하며, 국내 'KODEX 은선물 ET...
방송인 박나래와 관련된 '주사이모' 불법 의료행위 논란이 확산되며, 유튜버 입짧은햇님이 직접 시인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입짧은햇님은 '주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