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에 '자전거 도시' 상주가 뜨고 있다. 상주는 자전거 천국이다. 누구나 어디서나 자전거를 탄다. 학생들의 아침 등굣길부터 자전거 통학행렬이 장관을 이루고, 시장을 보러가는 아주머니도, 시청에 볼일이 있는 아저씨도 모두들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이용한다.
그래서 요즘 상주에는 전국에서 자전거타기 생활화 벤치마킹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에서 36명이 상주시를 방문해 자전거박물관과 상주풍물거리를 둘러본 데 이어, 경남 거제시에서 60명이 찾았으며, 제주시 공무원 5명도 며칠 전 상주시를 찾았다.
그만큼 상주의 자전거 역사는 오래됐고, 자전거 보급률도 전국 최고다. 1925년 상주 기차역 광장에서 개최한 조선8도 자전거대회에서 상주 출신 박상헌 선수가 우승한 기록이 자전거의 역사성을 말해준다. 자전거 보급률은 가구당 2대꼴로 무려 200%다.
4만3천가구에 승용차가 3만7천959대(2007년말)이지만, 자전거는 8만5천대를 넘는다. 도로도 그렇다. 시내와 외곽지역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개설했다. 우레탄으로 만든 자전거 도로는 총연장 63㎞. 시내곳곳에는 114곳의 자전거 보관대를 설치해 8천50여대의 자전거를 세울 수 있다.
자전거 담당 공무원도 있다. 자전거 운전면허증도 발급한다. 지난해 8월 전국 최초로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지난달 27일엔 '상주시 자전거이용활성화 운영위원회'도 만들었다.
상주시청과 버스터미널·상주역 등에 '시민자전거' 10대씩을 배치, 시민이나 외지인에게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주고 있다. 공무용 자전거도 배치해 가까운 곳에 출장가는 직원들이 차 대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주시는 전국 최초의 자전거박물관을 개관·운영하고 있다. 1818년 제작된 세계 최초의 나무 자전거인 '드라이지네'를 비롯한 희귀 자전거 13점 등 복원품 65점을 전시하고 있다. 요즘 자전거박물관에는 전국에서 하루 평균 200~500여명의 관람객들이 찾아오는 등 전국의 어린이집과 수학여행단, 공무원, 일반주민 등의 필수 견학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상주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야심찬 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낙동강 700리가 시작되는 사벌면 퇴강리 아래 상풍교에서 강창교 일원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는 낙동강 투어로드로 개발, 가족단위 테마형 레포츠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총연장 33㎞ 규모로 올해 5.9㎞를 개설하고 내년쯤 완공 예정이다.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변을 달릴 수 있는데다 낙동강프로젝트와도 연계돼 자전거 도시 상주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상주시 자전거담당 직원인 박윤석(7급)씨는 "10월쯤 '시민 자전거의 날'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민 한마음 자전거달리기대회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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