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가가 급등하면서 '돈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은행에 예·적금을 넣어둔 사람들은 최근 몇 달간의 물가폭등으로 인해 사실상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 이자를 챙기기는 커녕 '밑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하지만 증시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투자상품에 대한 불안이 심화, 예·적금주들이 은행을 빠져나오지도 못하는 처지여서 가계의 주름은 더욱 커지고 있다.
통계청 집계 결과,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년11개월만에 최고치인 4.9%를 기록,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5.00%)와의 격차가 0.1%로 줄었다. 4월 물가상승률은 4.1%로 0.9% 차이가 났지만 한달새 0.8%포인트나 격차가 급락한 것.
때문에 이미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시대로 접어들었다. 실질금리란 명목금리에서 이자소득세를 빼고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한 것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근접, 이자에 대한 세금을 나고 나면 사실상 원금을 까먹어가는 것이다.
은행권의 1년짜리 정기예금금리는 대략 연 5.45% 정도다. 여기에 이자소득세(15.4%)를 빼버리면 실제금리는 4.61%로 떨어진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9%에 이르렀으니 실제금리는 소비자물가를 감안할 때 0.29%포인트나 낮은 셈. 결국 은행에 1천만원을 맡긴 사람은 연간 2만9천원을 손해보는 격이 됐다.
이런 가운데 주식시장이 좀처럼 상승세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예금주들이 예·적금에서'이탈'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은행의 경우 지난해 5월말 19만4천좌에 이르던 정기예금 구좌가 지난달말 현재 22만4천좌로 급증했다. 지난해말 이후의 주가 폭락으로 빚어진 현상.
3천만원을 정기예금에 넣어두고 있다는 주부 이영순(45·대구 달서구)씨는 "투자상품보다는 이자가 확실한 안전금융상품이 좋은데 이런식으로 물가가 오르면 서민들은 금융소득을 전혀 갖지 못한다"며 "물가폭등으로 가뜩이나 주머니가 가벼운데 금융소득까지 잃어버려 허탈하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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