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청도만 건졌다…무소속 넷 표 분산 영향

역시 쇠고기 파동에 대한 국민의 심판은 준엄했다. 대구경북 7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6·4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청도군수 선거 단 1곳에서만 당선자를 내 사실상 참패했다. 한나라당의 재보선 불패신화는 이로써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패배는 이미 예견됐었다. 선거 막판 장관고시에 이은 촛불시위, 군홧발 폭행 시비 등으로 이어진 쇠고기 파동이 결정적 패인으로 작용했다.

4년째 군수 선거를 치러 관심의 대상이었던 청도군수 선거에서 한나라당 이중근 후보가 김하수 후보를 가까스로 눌러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쇠고기 파동으로 당선이 불투명하다는 당초 전망과 달리 4명의 무소속 후보 간 표가 분산되는 바람에 가까스로 당선됐다는 것이 지역정치권의 분석이다. 이 후보는 총 2만2천695표 중 7천333표(32.62%)를 획득해 6천232표(27.72%)를 얻은 김 후보와 1천101표 차에 불과했다.

한나라당의 무공천으로 무소속 후보 8명이 나선 대구 서구청장 선거에서는 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서중현 후보가 1만9천997표(44.15%)를 획득, 7천87표(15.64%)를 얻는 데 그친 무소속 강성호 후보를 압도적 차이로 따돌렸다. 뚜렷한 이슈가 없었는 데다 친박 후보가 난립해 유권자들이 오히려 반감을 가졌다는 것이 압승한 서후보 측의 분석이다. 또 무소속 후보 5명이 겨룬 대구시의원 선거(서구)에서는 무소속 나종기 후보가 7천989표(32.23%)를 차지해 당선됐다.

경북지역 선거는 한마디로 한나라당의 참패였다. 안동시 도의원 선거에서는 무소속 권인찬 후보가 1만3천75표(58.41%)를 획득, 9천309표(41.58%)를 얻는 데 그친 한나라당 신성균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포항 시의원은 무소속 이동찬 후보가 1천667표(21.34%)를 얻어 당선됐고, 김천 시의원은 4천891표를 얻은 무소속 이선명 후보가 한나라당 전부일 후보를 956표의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구미 시의원은 무소속 박광석 후보가 3천418표를 얻어 한나라당 안주찬 후보를 404표 차이로 물리쳤다.

이번 선거결과의 정치적인 의미와 파장 또한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가 규모는 작지만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종합적인 평가의 성격을 띠고 있다"며 "이번 선거결과가 2010년 지방선거 구도에도 재연될 수 있다"고 침통해 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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