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지산동 (주)와이엠모터스 렉서스 매장. 자동차 전시장 내에 아늑한 카페가 있다. 자리에 앉으니 리셉셔니스트가 음료를 주문받는다. 10여 가지 메뉴 중 하나를 고르니 금세 자리로 가져다준다. 여느 카페와 다름없는 공간은 무료로 음료를 마시며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 공간. 한편 이 건물 5층은 갤러리다. 전담 큐레이터가 있는 갤러리는 1년에 10여차례 초대전을 열며, 지역 미술인들의 사랑방 역할도 겸하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매장에서 자동차만 팔던 시대는 지나갔다. 회사의 이미지와 더불어 자동차 오너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수입차 매장이 늘고 있는 것.
렉서스 황병건 팀장은"고객을 단순히 영업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매장을'재미있는 곳','친숙한 곳'의 이미지를 심어 브랜드 구전광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1년에 세 차례 전시장에서 콘서트를 열기도 하며 최근엔 레이싱 모델 고객사진 콘테스트를 열었다. 매장에서 캐리커처를 그려주기도 하고 와인 클래스, 메이크업 쇼 등도 종종 연다.
대구 수성구 중동 한영모터스 아우디 매장에는 이색 박물관이 두 개나 있다. 3층 한영아트센터 종박물관에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종 3천여 점이 전시돼 있다. 사람·동물·건물 등 이채로운 모양의 종 뿐만 아니라 나무·지푸라기·실·유리 등 다양한 소재의 종이 한 자리에 모여있다. 영국 여왕, 미국 애니메이션 캐릭터, 러시아 정교회 종합 시리즈 등 흔히 볼 수 없는 종들도 눈에 띈다. 우리나라 옛 종과 중국의 종은 따로 전시돼 있다. 이 종들은 한영모터스 김대곤 회장이 25년간 외국의 골동품점, 액세서리 가게, 기념품점, 벼룩시장 등에서 직접 수집한 것.
이곳에는 축음기박물관도 있다. 축음기박물관에는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하기 훨씬 이전부터 사용됐던 롤러, 실린더형 뮤직박스를 비롯해'토킹 머신'으로 불리던 에디슨 시절의 축음기 100여점, SP음반 7천여점 등이 전시돼 있다. 나팔꽃처럼 생긴 '우드 혼 스피커'도 볼 수 있다. 국내에는 불과 1,2점 밖에 없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스피커는 소리를 거의 원음에 가깝게 재생하기로 유명하다.
이 공간은 1년에 3,4차례 콘서트홀로 변신, 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
덕분에 2005년 문을 연 한영아트센터는 아우디 고객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주 찾는 명소가 됐다. 유치원생 등 단체 관람이 이어지는가 하면 음악회가 열릴 때면 일반인들도 찾는다. 한영모터스 김상일 과장은"특히 음악회가 열릴 때면 아우디 매장의 문턱이 낮아졌음은 물론이고 아우디 고객들 역시 초대하면 좋아하시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주)썬모터스 혼다 매장은 2층 고객센터에 여성 전용 고객쉼터를 마련, 메이크업을 고치고 옆 사람 눈길을 신경쓰지 않고 편안하게 여성잡지를 볼 수 있다. 대회의실을 일반인들에게 모임장소로 제공하고 간단한 골프 퍼팅장도 갖췄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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