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인가 아니면 수면아래 잠복인가.'
정두언 의원의 '청와대 수석 권력 사유화'발언으로 촉발된 한나라당내 권력투쟁은 한때 '이상득 의원 퇴진론'으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였으나 16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당내 권력투쟁이 급속히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됐다기보다는 쇠고기 정국 등 여권이 난국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권력투쟁은 자제되어야 한다는 당안팎의 압력 때문에 일시적으로 국민들의 시선 아래로 잠복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의원총회는 이 의원 퇴진론을 주장했던 정 의원과 가까운 일부 소장파의원들이 개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처음에는 시끄러울 것으로 점쳐졌으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진의원을 통해 "시국이 어렵고 엄중해 우리가 힘을 합쳐 난국을 헤쳐가야 하는데 일부 의원의 묻지마 식 인신공격 행위와 발언들이 걱정스럽다"며 정 의원에게 직접 경고성 질책을 하고 나서자 정 의원측이 갑자기 꼬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은 "쇠고기 정국 수습이 시급한 상황에서 화물연대 총파업과 잇따른 노동계 파업 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며 "우선 당내 화합이 중요하다"고 양측의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특히 의원들은 의석 과반수를 가진 여당으로 고유가 시대를 맞아 최근 쏟아놓은 각종 경제 및 민생 대책들을 제도화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당내 분란을 비판했다. 이 같은 당내 분위기는 촛불 정국 반전을 위해선 여당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 역시 "이 대통령의 정국 수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서 뒷받침하겠다"며 더 이상의 문제제기를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특히 홈페이지에 올렸던 권력사유화 발언과 칼럼들을 모두 삭제하면서 낮은 자세를 보였다.
지난 주말까지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 변호에 나섰던 이 의원도 관망자세로 돌아섰다. 그는 최근 외부일정을 자제하고 17일쯤 일본으로 출국하기로 했다. 단기일정으로 출국하지만 당분간 국내 정치와 다소 거리를 두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정 의원 발언으로 촉발된 당내갈등이 일단 수습 국면에 접어드는 양상이지만 이 대통령이 내놓을 인적쇄신의 내용에 따라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적쇄신이 양측갈등을 재촉발시킬 빌미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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