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는 왜 파란색일까? 의사들의 수술복은 왜 초록색이지?"
누구나 한 번은 궁금해 하는 질문이다.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색채가 가진 의미나 상징성을 찾으려는 호기심에서 나온 질문들이다. 최근엔 그림에 담긴 의미를 바탕으로 심리를 치유하는 '미술치료'가 각광받고 있다.
색은 문화와 역사, 경험, 언어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장소별, 상황별 색깔 궁합을 살펴보자.
◆상황별 색깔 궁합
▶면접과 계약 체결을 앞뒀다면 파랑으로 상대를 사로잡아라.
독일의 심리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에바 헬러는 지난 2002년 독일인 2천명을 대상으로 색과 감정의 연관성을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조사에선 남녀를 불문하고 가장 선호하는 색깔로 파란색이 선택됐다. 이에 대해 에바는 "파랑은 하늘의 신성함과 영원을 상징하고 있어 일반인의 의식 속에 호감과 조화, 우정, 신뢰의 색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한자문화권인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주장이 나온다. 박의정 환경색채디자인 연구소장은 "한자 '청렴(淸廉)'의 맑은 청이 주는 느낌이 무의식적으로 신뢰를 나타내기도 한다"며 문화를 초월한 파랑의 의미를 설명했다. 면접과 계약을 따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면, 짙은 블루색 정장을 통해 상대의 무의식을 공략하는 방법도 좋을 듯하다.
▶권위와 고상함을 원한다면 흑백으로 나서라.
흑백의 보색을 선택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근래에 들어온 서양 문화로 여겨진다. 서양에선 일반적으로 검정은 권력과 슬픔의 색으로 대변됐다. 이는 성직자들의 수도복과 외국 상복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흰색은 순수와 여성성, 높은 직책을 나타낸다. 높음은 화이트 칼라의 상징성에서 처음 차용되기도 했다. 권력과 순수, 여성성과 슬픔의 상반된 상징성이 흑백으로 한데 어우러지면서 권위와 고상함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미니멀리즘과 모더니즘에서 흑백의 조화를 자주 사용하면서 세련됨과 고상함을 동시에 지녔다고도 풀이된다. 이를 가장 잘 이용한 마케팅으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향수 '샤넬 No.5'가 꼽힌다. 하얀 포장에 검은 글씨를 새긴 이 포장은 고상함의 상징으로 전 세계인의 무의식 속에 각인됐다.
◆공간별 색깔 궁합
▶아이방, 가급적 원색을 피해라.
전문가들은 아이방 꾸미기에서 가장 기피해야할 색이 원색이라고 조언한다. 빨강이나 파랑, 노랑 등 원색의 강한 자극이 아이들에게 정서적 불안감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원색은 채도가 강해 눈의 피로와 함께 아동을 거칠고 자극에 강하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파스텔톤을 권유한다. 은은한 파스텔 톤은 아이의 감정을 순화시키고 주변의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다양한 사물에 호기심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한다.
▶욕실, 빛을 반사하는 색은 금물.
욕실은 면적이 좁은데다 체류시간이 짧아 조명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다. 또 청결함과 위생적인 측면도 고려해야한다. 전문가들은 빛을 반사하는 주황, 노랑, 파랑 등은 피하라고 권한다. 타일의 색깔에 의해 사용자의 모습과 피부색이 변하기 때문이다. 흔히 흰색과 갈색, 회색의 띠 타일이나 데코타일을 사용해 밝고 따뜻한 느낌을 살리라고 권한다.
▶교실, 원색을 이용하라.
흔히 교육공간은 획일적이고 폐쇄적인 경우가 많다. 수업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주변의 자극을 없애면서 오히려 진부한 공간이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4면의 벽 중 한 면을 원색으로 색칠할 경우, 색이 주는 활동성으로 인해 학생들의 지적 자극을 높일 수 있다고 전한다. 실제 일본의 벳푸대학은 강의실의 한 면을 연노랑으로 색칠해 공간의 활동성을 살려 학습능률을 높인 것으로 유명하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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