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 가회면 장대마을 일대에서 3기의 가마터와 함께 공방지(작업장), 폐기장, 지명이 상감된 도편 등 시대에 따른 도자기 변천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 발굴되었다. 따라서 이 일대가 고려말에서부터 조선시대에 걸친 거점 도요지였을 가능성이 높아 학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일 '삼가장흥고'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장대마을 도요지 시굴현장에서는 지방을 나타내는 '삼가(三加)', 고려시대 관청을 표기한 '사선서(司膳署)'의 '司膳'과 조선시대 '인수부(仁壽府)' '장흥고(長興庫)'를 나타낸 '장(長)'자 등 명문이 뚜렷한 도편들이 출토되었다.
이들 유물은 '세종실록지리지'의 '삼가현 서쪽 10여리….' '삼가현 감한리 중품자기소(中品磁器所)' 등의 기록에 따른 지방 사기소였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다. 또한 문양과 형태에서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확연히 구분해 주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강경숙 문화재전문위원(고고미술사학자)은 "명문과 문양·형태로 미뤄 고려말~조선초까지 나라에 세금 대신 공납할 중품 도자기를 만든 도요지가 분명한 것 같다"며 "특히 가마터와 공방지가 함께 발굴된 것은 충북 보은군 적암리 외에는 이곳이 처음으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강대규 진주박물관장은 "아마도 이곳이 고려~조선시대에 이르는 도요지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오랜 세월 동안 영남 일대의 거점 도요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명확한 명문과 가마터가 발견돼 경상도 분청사기 연구에도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합천군 이기상 문화재담당은 "명확한 명문과 가마터 등이 입증된 만큼, 문화재청과 협의해 문화재 지정은 물론 전통문화 교육장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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