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不安한 韓國' 외국 자본 비켜간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사이, 한국의 '국가적 신뢰'는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가 한국을 외면하고 있다.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최근 3년 연속 외국인 직접투자가 줄어든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직접 투자로 들어온 돈에서 빠져나간 돈을 뺀 純(순) 직접투자 규모는 2004년 92억 달러에서 지난해는 15억 달러로 급감했으며 올 1분기에는 빠져나간 돈이 6억7천만 달러나 많았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장점인 '투자 매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외국 주식 투자자들도 한국을 떠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어제까지 22거래일 연속 매도 공세를 펼쳐 주식 6조3천억 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런 상황인데도 국내 투자 여력은 최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에서 투자를 뺀 '저축-투자 갭'은 지난해 10조9천억 원으로 98년 59조2천억 원에서 매년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자금은 한국을 비켜가고 있고, 국내 투자 여력은 바닥나 있으니 어디서부터 성장 실마리를 찾을 것인지 암담한 실정이다.

우리는 국가의 신뢰는 한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미 외환위기 때 경험했다. 때마침 한국경제연구원은 촛불시위에 따른 국가적 손실이 1조9천억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당장의 산업 피해보다도 더 걱정인 것은 집회가 장기화'불법화하면서 국가 이미지 훼손과 신뢰 손상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외국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도 8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공공부문과 민간기업'노동시장의 개혁에 달렸다고 경고했다.

아직 개혁의 길은 멀기만 한데 국가의 신뢰는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한국이 점점 '불안한 나라'로 낙인찍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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