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복당을 요구해온 親(친)박근혜 성향 국회의원 전원을 받아들인다고 한다. 친박연대 13명, 친박 무소속 연대 12명이다. 이들이 입당하면 한나라당은 177석으로 커지며, 이와 별도로 입당을 신청한 무소속 의원 5명까지 합할 경우 최대 182석까지 몸집이 불어난다. 국회 전체 의석의 60%를 차지하는 공룡여당의 출현이다.
이 같은 거대 여당은 정부의 우호적 파트너로서 효율적인 국정 추진을 가능하게 한 것처럼 일단 보일 것이다.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차지해 의회 운영의 주도권을 쥐고, 마음만 먹으면 어떤 법률이나 예산안도 뜻대로 처리할 수 있는 힘이다. 이런 의회를 우군으로 둔 이명박 정부는 여소야대에 발목 잡혔다고 신세타령 하던 지난 정권들과 아주 판이한 환경에 즐거워할 것이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생겨난 공룡여당이 총선 민의에 부합하는 것인지는 두고라도, 한나라당이 거대한 몸집을 관리할 능력이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부터 앞선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자당 이후 처음인 거대 여당이 자기절제와 자기관리를 통해 의회를 의회답게 할지 의문인 것이다. 본대 정치에서 거대 세력은 독선과 독주, 오만에 빠질 유혹을 안고 있다. 다수결원칙을 앞세워 모든 것을 독단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 218석을 가졌던 민자당이 그랬다. 민자당은 사사건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였고 그 결과는 총선 참패했다. 다수의 횡포가 가져온 당연한 결과였다. 지금 한나라당이 두려워해야 하는 대상은 힘이 세진 바로 자기자신이다.
의회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원칙인 것은 맞지만 거기에는 대화와 타협이 전제다. 소수세력과 충분히 대화하고 설득하고 조정하는 정치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게 민주주의 정신이다. 야당의 존재를 존중해야 한다. 다수의 힘은 아낄 때 더 빛나는 것이다. 거대여당 출현에 대한 우려를 씻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보여주어야 할 책임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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