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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vs 토종…대구 '호텔 삼국지'

▲ 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외국계 호텔이 들어서면서 토종 호텔과의 진검승부가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은 최근 동성로 옛 밀레오레에 들어선 노보텔과 지역 호텔인 인터불고호텔과 그랜드호텔. 매일신문 자료사진
▲ 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외국계 호텔이 들어서면서 토종 호텔과의 진검승부가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은 최근 동성로 옛 밀레오레에 들어선 노보텔과 지역 호텔인 인터불고호텔과 그랜드호텔. 매일신문 자료사진

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외국계 호텔이 들어서면서 토종 호텔과의 진검승부가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세계적인 호텔체인을 가진 노보텔이 최근 동성로 옛 밀레오레 건물을 리모델링해 들어서면서 지역 호텔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지역 토종 호텔들도 리노베이션, 호텔 증축을 통해 맞불을 놓고 있다. 지역 관광업계는 외국계 호텔과 지역 토종 호텔의 서비스경쟁으로 대구지역 호텔수준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계 호텔 첫 선

세계 최대의 호텔 그룹인 프랑스의 아코르사 브랜드 '노보텔'이 최근 대구에 문을 열었다. 노보텔은 전세계 56개국 400여 주요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호텔 브랜드. 동성로 옛 밀레오레 건물을 최신 트렌드의 복합형 빌딩으로 리모델링한 노보텔 대구 시티센터는 7층까지는 종합 쇼핑몰을 완비하고 8~23층에 203개의 객실과 특급 레스토랑인 '더 스퀘어', 사우나, 헬스, 비즈니스센터 등 다양한 부대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8층 호텔 로비에 위치한 '테라스 카페'와 '랑데부 바'는 최신 유행의 프랑스 스타일로서 감성적이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대구시민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대구 노보텔은 또 5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샴페인 홀'에서 치뤄지는 웨딩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노보텔은 지난 10일 지하 2층 샴페인 홀에서 '웨딩 데이 쇼'를 열어 지역 호텔업계를 긴장시켰다. 또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갖춘 프랑스인 주방장이 준비하는 정통 메뉴는 대구지역 미식가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노보텔의 가장 큰 강점은 위치. 대구의 최중심지에 위치해 투숙객들이 대구도심 관광과 쇼핑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노보텔 총지배인 띠에리 르 포네는 "노보텔은 국제적 호텔 운영의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대구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싶다"면서 "대구의 중심지에서 새로운 국제 표준의 호텔 문화를 창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종 호텔 수성 전략

대구시관광협회에 따르면 대구지역 관광호텔은 22개로 이 중 특1급 호텔은 인터불고호텔과 그랜드호텔. 노보텔이 대구에서 문을 열면서 인터불고와 그랜드호텔간 3강 구도가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역 호텔의 자존심인 인터불고호텔은 노보텔의 등장에도 느긋한 편이다. 노보텔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 인터불고는 리조트 호텔 성격인 반면 노보텔은 비즈니스 호텔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는 12월 엑스코 옆 인터불고호텔 엑스코가 개관한다. 기존 인터불고의 340실과 엑스코의 270실 정도면 1천명 이상의 대규모 숙식이 가능해 대규모 행사를 유치하는데 무리가 없다. 엑스코호텔이 들어서면 신규고객 창출이 가능하다. 인터불고호텔 측은 기존 고객들은 골프장과 연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신규고객은 엑스코호텔을 통해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인터불고는 개관한 지 수년이 지나 노후됐기 때문에 올 가을쯤 리노베이션을 할 예정이다. 새로 문을 연 노보텔과 최근 리노베이션을 한 그랜드호텔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다.

인터불고호텔 관계자는 "서로 협력해서 대구에 전국적이고 국제적인 행사를 많이 유치해야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면서 "서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대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특1급으로 승격한 그랜드호텔은 노보텔과 인터불고호텔 엑스코가 등장하지만 수성에 자신있다는 표정. 그랜드호텔은 지난 5년간 240억원을 투자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마쳤다. 그랜드호텔은 객실 250실을 수리했으며, 외관을 도색하고 조명을 교체했다. 또 사우나와 피트니스센터를 증축했고 뷔페식당을 '서울식'으로 개조했다. 리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마무리했으며 11월 특 1급으로 승격했다. 그랜드호텔은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15년간 축적한 노하우로 외국계호텔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그랜드호텔 관계자는 "지역 호텔시장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면서 "종사원들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지역민들에게 친숙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관광업계 전문가들은 "대구지역은 파이가 적어 호텔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면서 "하지만 외국계 호텔과 토종호텔간 서비스경쟁으로 대구지역 호텔의 수준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상갑기자 arira6@msnet.co.kr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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