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문화 교류의 상징인 실크로드 중국 쪽 관문에 돈황이 있다. 이곳에 있는 세계 최대 석굴사원 막고굴은 실크로드를 통해 전래된 불교가 돈황에서 꽃피운 결과물로 1천여년 동안 수많은 승려·화가·석공·도공들이 드나들며 쌓은 종교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발견된 유물은 내용이 너무나 방대하여 이를 연구하는 '돈황학'을 탄생시킬 정도였다.
이 책은 20세기 초 서구 열강의 실크로드 탐험대들이 막고굴에서 발견된 엄청난 양의 고대 사경과 문물들을 거의 도굴하듯 약탈해 간 문화 침략사를 재구성한 소설이다. 일본의 다이쇼 시대 소설가인 저자가 1937년에 처음 집필하여 1943년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소설가의 눈으로, 불교도의 눈으로, 돈황의 유물을 유출해 간 장본인들과 동시대 사람의 눈으로 쓰여진 실화 같은 소설이다. 저자는 단편적이며 학술적인 사실들을 서술하면서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 하나의 완전한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일본 제국주의의 팽창기에 쓰여진 작품으로 당시 일본이 주창한 '대동아 공영론'이라는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이데올로기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어 한국 독자들에게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 반면 일본의 경쟁국이던 영국과 프랑스 탐험대에 대한 치밀하고 고증된 서술은 뛰어나다는 평가다. 302쪽, 1만3천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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