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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 경북의 여름 비경] 영덕 옥계계곡

▲ 영덕 달산면에는 옥같이 맑고 투명한 계곡물로 유명한 4㎞ 길이의 옥계계곡이 있다. 박진홍기자
▲ 영덕 달산면에는 옥같이 맑고 투명한 계곡물로 유명한 4㎞ 길이의 옥계계곡이 있다. 박진홍기자

팔각산과 동대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두 물줄기가 만나 이뤄진 영덕 달산면 옥계계곡. 태백산 줄기의 끝자락으로, 울창한 천연림과 기암절벽 사이를 가로지르는 깊은 계곡이다. 달산면 가천과 포항 죽장면 하옥리에서 시작된 옥계계곡은 천조에서 합쳐져 옥산2리의 출렁다리가 있는 산성골 입구에서 끝이 난다. 대략 4㎞ 길이로 폭은 20∼70m 정도다.

옥계계곡은 무엇보다 옥같이 맑고 투명한 계곡물로 유명하다. 인적이 없는 수많은 바위 틈 사이를 지나 오십천으로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전국에서도 깨끗하기로 손꼽힌다. 계곡 전체가 하나의 큰 암반으로 이뤄진 특이한 지형의 결과다. 계곡물을 물끄러미 쳐다보면 비취빛에 잠시 정신이 몽롱해진다. 계곡 바닥 암반의 푸른 청석 때문이다.

물이 깊으면 은은한 비취빛 때문에 계곡물을 손으로 치면 깨질 듯하고, 물이 얕으면 바둑판처럼 이어진 푸른 줄이 두눈을 시원하게 만든다. 계곡이 암반으로 이뤄지다 보니 연중 내내 황토물이 없다.

또 갈수기와 장마기 수량의 구별이 뚜렷한 것도 옥계계곡의 특징이다. 홍수가 나면 갑자기 계곡물이 불었다가 비가 그치면 금세 줄어든다. 계곡 바닥 암반에는 물이 스며들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옥계계곡의 또 다른 볼거리는 계곡 곳곳의 소와 폭포. 수백만년 세월 속에서 물길에 의해 암반이 파여 생긴 8개의 소, 15m 높이의 옥계폭포와 팔각산폭포가 관광객들에게 신비스러움을 선사한다.

인접한 팔각산에 올라 내려다보면 옥계계곡 전체가 '태극무늬'를 그리는 모양새도 경이롭다. 흰 물보라를 이루며 돌아가는 계곡 풍광이 침수정(枕漱亭)에 이르면 절정을 이룬다. 경북도 문화재 제45호로 1600년대 초반 경주 손씨인 손성을이 영덕에 들어와 지었다는 침수정은 암반 위에 자리 잡은 국내 계곡 정자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건너편에는 옥계 37경 중 하나인 향로봉, 우측에는 기암괴석인 병풍대, 앞에는 높이 30m 크기의 둥근 구슬바위가 시야를 자극한다. 계곡 주변에는 참나물과 더덕, 산도라지 등이 군데군데 몸을 숨기고 있고 밤에는 이곳에 서식하는 수많은 소쩍새와 반딧불이 등이 피서객들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한다. 인근에 16가구 주민 22명만이 살고 있어 옥계계곡은 오염되지 않았다.

하지만 암반으로 이뤄진 옥계계곡에는 다소 불편한 점도 없지 않다. 계곡 주변에 큰 나무가 뿌리를 내리지 못해 그늘이 많지 않아 피서객들은 반드시 그늘막을 친 후 텐트를 쳐야 한다. 폭우시에는 갑자기 계곡물이 넘치기 때문에 안전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옥계문화연구회 이민석(50) 회장은 "높이 100∼200m 안팎의 산 사이에 만들어진 옥계계곡은 피서지로는 안성맞춤"이라며 "곳곳에 자리 잡은 옥계 37경은 또 다른 볼거리"라고 자랑했다.

◆여행정보=숙박할 곳으로는 팔각산장(054-732-3920)과 덕성식당(054-732-3894) 이 있다. 성수기 5만∼10만원, 비수기 3만∼7만원. 이곳의 별미는 흑염소, 토종닭, 더덕 백숙, 콩두부 등이다. 인근에 가볼 만한 곳으로 삼사해상공원, 어촌민속전시관, 경보화석발물관, 풍력발전소, 해맞이공원 등이 10∼20분 거리에 있다. 문의:영덕군청 관광담당(054-730-6533).

영덕·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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