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수집의 매력은 무엇일까. 컬렉터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은 세상에 하나 뿐인 작품을 독점하는 맛이다. 또 감상의 즐거움 뿐 아니라 시세 차익도 남길 수 있으며 양도소득세, 재산세가 부과되지 않는 세제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미술품 수집은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좋은 작품을 수집하기 위해서는 미술시장 흐름을 꿰고 있어야 한다.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까닭에 작품을 보는 안목이 생기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수업료도 지불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미술품을 살 때 자기 취향에 사로잡히지 말라고 충고한다. 감상만 할 작품이 아니라면 환금성(투자)까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 취향과 시장 취향이 다를 경우 시장 취향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자기 취향을 어떻게 담금질해서 객관성을 확보할 것인가다. 미술품 보는 안목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컬렉터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공부 방법은 화랑, 경매시장, 아트페어 등을 다니며 미술품을 많이 보는 것이다. 서울옥션, K옥션, 대구에서 열리는 M옥션 등 경매시장과 KIAF, 화랑미술제, 서울오픈아트페어, 마니프, 아트대구 등 국내 아트페어 뿐 아니라 바젤, 쾰른, 피악, 시카고 등 해외 아트페어도 가보라고 말한다. 다닐 형편이 안 되면 전국 유명 화랑의 전시 팜플렛이라도 신청해서 받아보라고 권한다.
미술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한 곳이다. 정보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주변에 전문 조언자를 많이 두는 것이 좋다. 일반인들이 접할 수 없는 고급 시장 정보를 많이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명도 있는 화랑을 자주 방문해 신뢰 관계를 쌓아 두어야 하며 전시 오프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지적한다. 전시 오프닝에는 작가 뿐 아니라 컬렉터, 평론가들이 초빙되기 때문에 전문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 월간미술, 퍼블릭아트, 아트 인 컬쳐 등 미술 잡지를 구독해 꼼꼼히 정보도 챙기고 관심 작가 리스트를 만들어 자료를 정리해 둘 것도 요구한다. 나아가 정범용 애드갤러리 실장은 "아트 인 아메리카 등 국제적으로 검증된 해외 미술 잡지도 구독하는 것이 좋다. 미술 흐름이 시차를 두고 국내에 적용되기 때문에 미리 국제적인 경향과 주목 받고 있는 작가들을 엿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세계적인 작가 데미안 허스트를 발굴한 영국 사치(saatchi)갤러리 등 해외 유명 갤러리 홈페이지를 수시로 방문해 국제 감각을 익혀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최근 미술 투자 열기에 따라 많이 개설되고 있는 미술 강좌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촉구한다.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는 조광제 서울철학아카데미 대표가 강의하는 아트스터디가 열리고 있다. 미술 감상, 작품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넓히는데 초점을 맞춰 강의가 이루어진다. 갤러리G에서도 미술애호가와 투자자를 위한 미술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총 8학기 강좌 가운데 2학기 강좌로 인상주의 미술~표현주의 미술을 주제로 독립큐레이터, 미술평론가 등으로 활동 중인 최규씨가 미술 감상 포인트와 미술 투자에 필요한 요점 정리 중심으로 강의한다.
이에 대해 대구의 한 컬렉터는 돈 얘기를 많이 하는 미술 강좌는 듣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는 "미술품 수집은 미술품에 대한 애정이 먼저고 수익은 부차적인 것이기 때문에 투자 목적에만 집중하면 미술품에 대한 안목을 제대로 키울 수 없어 컬렉터로 성공할 수 없다"며 "미술사를 고찰할 수 있는 강좌를 장기간 꾸준히 들어야 한다"는 경험담을 들려줬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