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아파트 다시 부활할까.'
종부세 완화와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과세 기준 상향으로 '중대형 아파트'의 향후 몸값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05년 이후 '아파트 시장 붐'을 이끌어 왔던 중대형 아파트는 참여정부 시절 세금 규제에다 공급 과잉, 분양가 고공행진 등으로 지난해 이후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와 함께 '찬밥 신세'로 전락한 상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신규 공급이 없고 각종 규제가 사라진 만큼 입지에 따라 중대형 아파트가 장기적으론 몸값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올 가을철부터 중대형 입주가 한꺼번에 몰려 있고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가격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거래는 없지만 달라지는 시장 환경
"여전히 거래는 잘 없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 발표 이후 급매물이 쏙 들어갔습니다."
중대형 고가 아파트들이 몰려 있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일대는 지난주 양도세 및 종부세 완화 발표가 됐지만 아직은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태. 그러나 매수나 매도 심리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소들의 설명이다.
이 지역 중개업소인 부동산하우스 이성희 소장은 "수성3가와 범어동 주상복합 등의 고가 매물을 시장에 급매로 내놓았던 매도자 중 상당수가 그동안도 기다려왔는데 부담이 준 만큼 더 버텨보자는 심리가 팽배해지고 있다"며 "정상 매물을 제외하고 시장가 이하에 있던 매물 중 상당수가 다시 사라진 상태"라고 밝혔다.
매수자 심리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2006년 중대형 단지가 집중 분양되면서 '미분양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수성 3가 지역이 대표적이다.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수성3가 파크드림'을 분양 중인 화성산업 관계자는 "적극적인 매수세는 없지만 정부 발표 이후 관심을 가져오는 수요자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며 "향후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매수 심리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여름철과는 분위기가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는 없지만 매수자나 매도자의 심리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시장의 진단이다.
◆중대형 몸값 회복은 시간이 문제
현재 대구 지역 중대형 아파트는 정확한 '몸값' 예측이 쉽지 않은 상태다.
미분양이 많고 기존 계약자가 내놓은 마이너스 매물까지 더해지면서 말 그대로 매수자가 부르는 것이 '흥정 가격'인 매수자 절대 우위 시장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8월 말 기준으로 대구 미분양 아파트는 2만1천676가구. 이 중 전용면적 85㎡ 이상의 중대형은 1만3천545가구로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중소형과 중대형 미분양 편차가 가장 심한 곳은 2005년 이후 분양 물량의 60% 이상이 중대형으로만 몰린 수성구로 85㎡ 이하는 400여가구에 불과하지만 85㎡ 이상의 중대형은 4천여 가구에 이르고 있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 지사장은 "수성구는 2006년 3.3㎡(1평) 당 중대형 분양 가격이 1천200만원대까지 상승했지만 일부 단지를 빼고는 시세가 마이너스를 형성하고 있다"며 "입주가 집중되는 올 겨울철까지는 가격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서서히 저점을 벗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상당수다.
분양대행사 리코 C&D의 전형길 대표는 "2007년부터 수성구를 비롯해 대다수 지역에서 중대형 분양 물량이 거의 사라지고 있고 내년 이후 신규 분양 물량도 대부분 중소형에 집중돼 있다"며 "경기 회복이 변수지만 공급 물량이 줄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정부의 규제 완화도 매수 심리를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 기준 9억원 상향으로 보유세 부담이 줄어든데다 지방 광역시 1가구 2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대상이 1억원에서 3억원(공시지가 기준)으로 올라가 매매에 따른 세부담도 상당히 줄어든 때문이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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