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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관의 시와 함께] 고단(孤單)/윤병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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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내 손을 잡고 잠든 날이었습니다

고단했던가 봅니다

곧바로 아내의 손에서 힘이 풀렸습니다

훗날에는, 함부로 사는 내가 아내보다 먼저

세상의 만남과 손을 놓겠지만

힘이 풀리는 손을 느끼고 나니

그야말로 별세(別世)라는 게 이렇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날이 오면, 아내의 손을 받치고 있던

그날 밤의 나처럼 아내도 잠시 내 손을 받치고 있다가

내 체온(體溫)이 변하기 전에 놓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는 아내 따라 잠든

내 코고는 소리를 서로 못 듣듯

세상에 남은 식구들이 조금만 고단하면 좋겠습니다

'고단하다'는 말에 단출하고 외롭다는 뜻이 숨어있는 줄 미처 몰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고단한 날은 나도 모르게 서러운 감정이 들었던 까닭이. 요즘 쓰고 있는 낱말 뜻과 원래의 뜻이 텍스트의 첫 부분과 끝부분에 따로 배치되어 있군요. 기실 사랑하는 아내가 잡은 손을 금세 풀고 잠드는 모습이 애처롭기도 했겠습니다. 애틋한 마음에서 아직은 먼 훗날을 떠올리게 되었겠지요. 혼자 왔던 그 길을 혼자 돌아가야 할 그날을.

수십 년 함께 살다 보면 아내가 자신의 분신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쥐고 있던 손을 놓을 그날이 도무지 실감나지 않습니다. 언제는 깊이 묶여 떨어질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이런 세상에, 어쩌자고, 이럴 수가"(이성복) 하고 소리쳐보지만 우리는 입 닫고 제 갈 길을 가야 합니다. "코고는 소리를 서로 못 듣듯"이 외롭게 가야 합니다. 그럴 때 남은 식구들이 조금만 '고단'하면 참 다행이겠습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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