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백산 국립공원 '죽령검문소' 역사속으로…

한때 수배자 검거 경상북도 내 최고를 자랑하며 6, 7명의 경찰과 전·의경이 근무하던 소백산국립공원 죽령검문소가 중앙고속도로 개통 이후 휴업에 들어간 지 7년여 만에 역사 속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용석원)는 "국민 생활수준 향상과 자연환경에 대한 인식변화로 공원 내 미관 및 경관을 저해하는 시설물에 대한 일제 정비를 하게 됐다"며 "그간 방치돼 오던 죽령검문소를 철거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죽령검문소(영주경찰서 소유)는 소백산 산허리를 넘어 경북 영주시 풍기읍 수철리에서 충북 단양군 대강면을 넘어가는 아흔아홉 굽이의 험준한 고갯길, 죽령(해발 689m) 해발 400m 지점에 설치된 검문용 초소로, 1984년 2층 규모로 조성돼 죽령의 관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01년 12월 국내 최장길이를 자랑하는 죽령터널(4.5㎞)이 뚫리면서 5번 국도 운행차량이 감소, 죽령 길은 옛 영화를 뒤로 하게 됐고 관문을 지키던 죽령검문소마저 폐쇄돼 을씨년스러운 풍광 속에 색바랜 경찰초소와 범죄감식 카메라만이 험준한 죽령 길을 지키고 있는 상태다.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죽령검문소 자리는 소백산을 찾는 탐방객의 쉼터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공원 안에 산재된 미관 및 환경저해시설물은 지속적인 정비를 통해 자연생태계보전 및 쾌적한 공원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등산객 우병철(52)씨는 "예전에는 죽령검문소를 통과할 때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죄인처럼 가슴이 두근거릴 때도 있었다"며 "숱한 애환과 사연을 간직한 검문소가 사라지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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