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릴적 배움 터전, 흉물로 방치 가슴아파요"

영덕군내 농어촌 폐교 6곳

▲ 매각 후 방치돼 유령집 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는 달산면 용전분교.
▲ 매각 후 방치돼 유령집 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는 달산면 용전분교.

영덕교육청이 매각한 지역 농어촌 폐교들이 흉물로 방치돼 주변 경관을 더럽히는 한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최근 개인에게 2억1천만원에 매각된 달산면 용전리 용전분교 교정. 교실(8개)과 각종 부속건물 등이 들어서 있는 1만여㎡ 부지에는 잡초와 쓰레기가 무성했고, 학교 시설 곳곳은 군데군데 뜯겨 나가 마치 폭격을 받은 듯했다.

마을 주민들은 "학교가 너무나 을씨년스럽고 지저분해 접근을 하지 않는다"며 "1945년 개교해 1994년 폐교될 때까지 마을의 상징이었던 학교가 우범지대처럼 변한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2005년 각각 학교 법인에 매각된 옥산초교와 달산분교도 상황은 비슷하다. 두 학교 역시 쓰레기·잡초가 무성한 상태로 건물 유리창은 깨어지고 전기 시설 등도 위험하게 노출돼 있다. 당초 옥산초교는 대구의 한 대학법인이 연수원으로, 달산분교는 서울의 한 고교가 학생수련원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예산 등의 문제로 3년째 방치되고 있는 것.

이처럼 영덕 지역 내 방치되고 있는 폐교가 6개나 되지만 영덕교육청은 "별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영덕교육청 관리과는 "지난해 관련법이 바뀌어 당초 응찰 조건이었던 사업계획서 준수에 대한 강제성이 없어졌다"며 "낙찰받은 법인·개인이 폐교를 방치해도 행정 제재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학교 통폐합으로 폐교가 증가하면서 폐교 방치가 지역의 또다른 사회 문제로 부각했다"면서 "교육청이 관련법만 내세워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매각 대상자 선정 등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덕·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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