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住公, 미분양아파트 매입 임대사업…입주민들 반발

▲ 대한주택공사가 최근 울진 읍내리 이안아파트의 미분양 물량을 매입, 임대사업에 나서면서 울진이 시끄럽다. 황이주기자
▲ 대한주택공사가 최근 울진 읍내리 이안아파트의 미분양 물량을 매입, 임대사업에 나서면서 울진이 시끄럽다. 황이주기자

정부가 수도권 이외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 해소차원에서 추진한 대한주택공사의 미분양 아파트 임대사업이 시골인 울진에서도 시끄럽다. 대우자동차판매㈜가 시공하고 ㈜한인건설이 시행을 맡은 울진 읍내리 이안아파트의 미분양 물량을 주택공사 측이 최근 들어 전격적으로 매입한 것. 때문에 분양가에 입주한 주민들은 사실상 임대 아파트로 전락, 재산상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주공 측이 매입 과정을 미공개한데다 입주민들이 제시한 요구사항을 전면 거부해 임대 아파트로의 전환 과정에서도 기존 입주민들과 적잖은 마찰이 예상된다.

◆주공 120가구 인수=입주자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2006년 7월 승인이 난 울진 이안 아파트(4층 연립주택)가 주공 측에 넘어간 것은 지난 8월. 전용면적 84.29㎡(32평형) 32가구, 전용면적 73.67㎡(26평형) 168가구, 전용면적 71.64㎡(25평형) 56가구 등 전체 10동 256가구 중 분양되지 않은 채 비어있던 120가구를 주공 측이 104억여원에 인수한 것. 매입 단가는 중간층인 2층을 기준으로 25평형은 8천358만원, 26평형은 8천610만원, 32평형은 1억540만원이다. 3.3㎡(1평)당 331만원인 셈.

하지만 최초 분양가는 3.3㎡당 425만원으로 25평형이 1억550만원, 26평형이 1억1천50만원, 32평형이 1억3천950만원으로, 주공의 매입가와 단순 비교하면 한 가구당 2천700만~3천50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인수 과정 은폐 의혹=우선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주공이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입주민들에게 사전 동의는 물론 설명회 한번 없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또 매매 정보를 입수한 일부 주민들이 주공 본사에다 확인 전화까지 했는데도 관계자들이 이를 은폐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공과 시행사 측이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 8월 20일. 잔금 지급 만기일은 일주일 뒤인 8월 27일이었다.

한 주민은 "군청에 부동산거래 계약 신고서가 접수됐다는 정보를 입수, 8월 22일 주공 본사에다 전화까지 했는데도 담당자는 '계약이 체결된 게 아니라 (매입 단가) 협상 중에 있다'며 거짓말을 했다"면서 "공기업인 주공이 공개 행정을 뒤로한 채 국민을 이처럼 속일 수가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공이 집 장사=주민들은 주공이 정부 시책을 명분으로 '집 장사'를 하면서 선의의 매입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주공이 시공사로부터 분양가의 80%에도 못 미치는 낮은 가격에 매입, 임대 아파트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바람에 분양가를 모두 주고 들어온 주민들이 수천만원씩의 재산상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또 "전체 입주민 중 군청과 원자력발전소 협력회사 사택용 등을 제외하면 순수 일반 서민 입주자는 26가구에 불과한 만큼 이들에게만이라도 분양 차액을 돌려주든가 그에 상응하는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공 입장과 임대 전환 과정=주공은 매입 물량을 10년 장기 임대주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10월 초쯤 임대 공고를 내고 11월부터 접수를 받아 늦어도 12월에는 입주를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주공의 한 관계자는 "울진 이안의 경우 기존 영세민 임대아파트와 개념이 다른 만큼 장기적으로는 입주자의 재산가치도 상승할 것"이라며 "다만 아파트 소재지가 읍 지역인 만큼 시 단위 지역과 달리 다소 저렴하게 임대를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