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현기 유작전-초창기부터 3개부문 나눠 전시

'한국 비디오 아트' 다시 본다

▲사진 위에서부터 박현기 작
▲사진 위에서부터 박현기 작 '만다라', '우울한 식탁'.

'한국 미니멀 비디오의 창시자', '한국 테크놀로지 아트의 태동기 대표 작가'로 불리는 고 박현기(1942~2000년) 선생의 작품 세계를 돌아보는 전시가 마련된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오는 19일까지 1~5전시실에서 '박현기 유작전-현현(顯現)'을 열고 있다. 지역 미술사에서 1970년대는 혈기 넘치는 작가들에 의해 실험적인 미술이 마음껏 펼쳐졌던 중요한 시기였다. 박현기 작가는 1977년 대구현대미술제에 비디오 아트 작품을 발표하면서 비디오 설치라는 독창적인 형식을 구축해 나갔다. 1960년대부터 백남준이 해외에서 비디오 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어갈 때, 국내에서 동양적이며 관조적인 비디오 작품 형식을 선보인 것이다.

1978년에 발표한 '무제'는 돌과 돌을 촬영한 영상 모니터를 함께 쌓아 올린 작품이다. 작가는 가상과 실상의 돌이 만나는 작품 구조를 통해 사물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제기했다. 1980년대에는 도심, 낙동강변 등에서 벌인 퍼포먼스를 통해 보다 넓은 공간에서 작품 세계를 구현했으며 1990년대에는 모니터가 아닌 프로젝션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1979년과 1980년대 상파울로와 파리비엔날레에 참가했고 1990년대 미국 등에서 가진 전시를 통해 동양 철학과 미디어를 접목시킨 독특한 작품구조와 깊이 있는 해석으로 주목 받았다.

이번 유작전은 3개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제', '물반영', 'TV어항' 등 1970년대 초기 비디오 작품들과 'Pass through the city(도심을 지나며)', 'Media as translators(전달자로서의 미디어)' 등 1980년대 퍼포먼스 자료, '우울한 식탁', '현현', '만다라' 등 1990년대 설치와 영상프로젝션 작품들이 시대별로 나누어 전시되어 있다. 053)606-6136.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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