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학교] 대구 효성여고

▲ 효성여고 학생들이 연극을 관람한 뒤 감독과 배우 등과 함께 토론을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효성여고
▲ 효성여고 학생들이 연극을 관람한 뒤 감독과 배우 등과 함께 토론을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효성여고

대구 효성여고 1학년 학생들은 지난 주 생동감 넘치는 국어수업을 했다. 소극장 우전에서 '원수, 만나다'는 연극을 관람한 것. 학생들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희곡을 미리 읽고 관람을 통해 희곡이 어떻게 연극으로 만들어지는지를 체험했다. 학생들은 연극을 관람한 뒤 그 결과를 감상문 형태로 제출하고 교사는 그것을 수행평가에 반영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지필식 수행평가에서 벗어나 현장이 묻어있는 수행평가를 받게 되는 것.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희곡을 쓴 작가가 다름 아닌 이 학교 교사라는 점이다. 이홍우 국어 교사는 대학에서 '희곡'을 전공했고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2003년에 희곡집을 펴낸 '실력파'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국어수업을 하면서 책 속에 많은 문학작품을 보는 데 희곡 작품의 경우, 단순히 책에서만 읽으면 죽어 있는 교육이 된다"고 말했다. 희곡은 소설 등과 달리 어떻게 연극으로 표현되는지를 느껴야 하는 데 교실에선 그렇게 가르치거나 배울 수 없다는 것.

이런저런 고민 끝에 한 극단에서 이 교사의 희곡을 연극화하고 싶다는 제의가 왔고 이 교사는 이를 계기로 학생들에게 직접 연극을 보여주기로 했다. 그는 연극이 끝난 뒤 연출가와 배우 등을 모아놓고 학생들에게 연출의도나 창작의도 등을 토론하는 수업도 가졌다.

연극 '원수, 만나다'는 이 교사가 펴낸 희곡집의 한 작품으로 친일파와 독립운동가가 해방이 된 후에도 싸우고, 또 그 자식들까지 그것이 업으로 이어져 현재까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논픽션. 이 작품은 일제시대의 아픔이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우리 역사의 아픔을 보여주고 개인주의로 흘러가는 현 세태를 꼬집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교사는 지난 주 현장 수업을 통해 큰 만족감을 얻었다. 이 교사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관람하도록 했는데 연극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 많아 반응이 뜨거웠다"며 "학생들이 관람 후에 토론을 하면서 국어에 대한 흥미도 높아졌다"고 했다.

효성여고는 내년에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작품을 골라 연극을 관람하는 현장 수업을 계속 할 방침이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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