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사상 최대폭으로 급등한 것을 비롯해 우리나라 등 전세계 증시가 폭락장에서 급등장으로 반전되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이번 사태를 보면서 교과서에서나 봤던 1929년 대공황을 연상했다. 158년을 이어온 리먼브러더스가 엎어졌을 때 시장은 공포에 사로잡혔고 주식을 마구 내던졌다.
세계 경제를 끌고가는 '기관차' 미국 경제의 침몰이 1929년에 이어 또다시 엄청난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쏟아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국제 공조의 모습을 보면서 '과거와 다르다'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찰떡 궁합'을 과시한 유례없는 국제사회의 공조가 금융 공포를 해소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가 소매를 걷었다
최근 주요 7개국 중앙은행은 동반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 주말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선진 7개국(G7)과 13개 신흥경제대국으로 이뤄진 G20이 긴급 회동해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공동방안 마련을 모색했다.
유럽 15개국 정상들은 이어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회의를 개최, 은행간 대출에 대한 보증을 실시하고 정부가 은행들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의 금융시장 안정책을 실시하기로 했다.
각국 정부는 탁상공론에만 그치지 않고 회의가 끝난 직후 '액션'에 들어갔다. 영국 독일 스페인 정부가 총 1조3천억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안을 내놨다. 네달란드도 은행간 대출 보증에 2천억유로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유럽 각국이 앞다퉈 시장 안정책을 발표했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 역시 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회의를 소집, 금융권 부실자산 매입 및 주식 직접 매입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달러 가뭄을 해소하고 은행간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전례가 없었던 무제한 달러 공급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 동시다발적인 시장 안정책 발표, 글로벌 정책금리 인하, 대규모 재정투입 약속까지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나올 카드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글로벌 공조가 새 역사를 쓴다
세계 각국의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공조 노력을 목격한 시장 관계자들은 글로벌 위기 극복 노력이 과거 대폭락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미국과 유럽, 이머징(신흥) 국가들이 과거와는 달리 자국의 이해관계를 떠나 위기 해결을 위해 보조를 맞추고 있고 국내 기업과 경제의 펀더멘털도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에서 '과거와의 차별성'이 강조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류창곤 대구지점장은 "최근 금융위기의 핵심은 신용의 붕괴였다. 신용붕괴는 곧 불신을 뜻했고 달러 부족을 일으켰다. 그러나 각국 정부는 사상 유례없는 공조를 해냈다. 신용을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위기가 실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금융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과거 대공황과는 다르다. 각국 정부는 핵심을 잘 분석해냈고 적절한 대책을 만들어냈다. 과거보다 훨씬 더 빨리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은 지금 기능을 회복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단 급한 불은 껐다고 보며 향후 인플레이션 우려 등에 대해서도 적절히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NH투자증권 김용순 대구지점장은 "국제공조가 시장의 신뢰를 낳았다는 해석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사상 유례없는 국제공조가 '대공황과는 다르다'는 시장의 신뢰를 심었다. 시장에 안정감이 찾아올 것이다. 비관론은 이제 끝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투자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시장에 안정감이 찾아왔지만 급작스런, 또는 과도한 상승장은 나타나기 힘들다는 점이다. 지금 현재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조언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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