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도심 재창조] 주요 도시들은 리모델링 공사중

▲ 예전 군수공장 설비를 그대로 살려둔 채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중국 베이징 다산쯔 내부 모습. 베이징에서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예전 군수공장 설비를 그대로 살려둔 채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중국 베이징 다산쯔 내부 모습. 베이징에서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세계 도시들의 '도심 재생(再生)' 전쟁은 한창 진행중이다. 도시들은 도심 곳곳을 부순 뒤 새로 만들기도 하고, 옛 골격을 온전히 살려둔 채 새옷을 입히면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의 도시들도 '재생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도심 재생은 세계적 대세=지난 6일 찾아간 중국 상하이 모간산루 50번지. 1930년에 세워진 방직공장 건물은 중국을 대표하는 예술촌 'M50'으로 거듭났다. 옆으로는 대구 신천과 흡사한 소주천이 흘렀고 인근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우뚝 서 있었다. 오직 모간산루 50번지만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쓸모 없는 공장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대신 알맹이만 바꾼 상하이의 과감한(?) 결단은 세계적인 예술촌을 만들어냈다.

진 웨이동 예술촌장은 "하루 평균 5천명, 주말에는 1만명 가까운 내·외국인이 미술을 만끽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며 "파괴 일변도의 재개발이 아니라 문화를 뒤섞은 자연발생적인 재생이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했다. M50은 낮은 임대료만 받고 세계 각국의 화랑, 작가 작업실, 스튜디오, 연극무대, 카페, 서점 등에 세를 놓았다. 일대에 미술 관련 업체가 속속 들어오면서 볼거리 있는 '예술문화 집적지'가 됐다.

일본과 미국, 유럽 도시들의 도심 재생은 저만큼 앞서 가고 있다.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주민들의 정주여건이 그리 나쁜 것도 아닌데 도심에 새 숨을 불어넣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일본은 고이즈미 정권 때 정부 차원에서 '도시재생본부'를 설치해 도심 개발을 적극 추진중이다. 지역 특성에 맞는 재생을 위해 '도시계획법'의 틀도 정비해 지원 범위를 대폭 늘리고 있다.

미국 뉴욕의 첼시마켓(Chelsea Market)은 몇년 전부터 최고급 레스토랑과 식료품 가게가 들어서면서 관광객을 모으는 '먹거리 명물거리'로 부활했다. 낡은 건물 형태는 그대로지만 내용물만 바꿔 되살아난 사례다. 프랑스 파리는 대형쇼핑센터 '포럼 데 알'을 환경공원으로 바꿨다. '걷고싶은 파리' 정책의 일환이다. '도심 재생'의 물결은 바야흐로 세계 곳곳을 덮치고 있다.

◆대구도 도심 재생에 나서라=취재팀은 서울의 청계천, 광화문 광장, 인사동, 명동 등 도심을 돌아봤다. '공사중입니다. 보다 나은 거리로 만들어 여러분께 돌려드리겠습니다.' 안내표지판이 한 블록을 지날 때마다 하나씩 나타났다. 점심시간의 청계천은 한손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든 시민들로 가득했다. 광화문 광장도 머잖아 '차없는 거리'로 거듭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서울을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디자인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는 도시재생국을 신설, 4대문 안의 도심부와 남산을 역사·문화·녹지·복합문화축으로 만드는 '도심재창조 종합계획'을 맹렬하게 추진중이다.

지난달 30일 찾아간 인천 중구 해안동 보세창고 밀집지에는 '미술문화 공간' 조성 공사가 한창이었다. 214억원이 투입돼 13개 근대건축물 중 9개는 남기고 4개는 새로 지어 갤러리, 전시장, 미술체험장, 공연장, 휴게실을 만든다. 인천시는 2011년까지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는 인천대 부지와 주변지역에 사업비 2조6천억원을 들여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한편 남구 숭의운동장과 주변 9만㎡에 축구전용구장, 주상복합단지 등으로 만드는 '숭의아레나파크' 착공식도 지난 5월 가졌다.

부산시는 지난 7월 도심재생과를 신설하고 첫 사업으로 동구 초량동 부산역 맞은편 남선창고(2천700여㎡·1990년 명태 저장 창고)와 백제병원(1920년 지어진 4층 규모의 최초 종합병원)을 미술관, 홍보관으로 만든다. 울산, 광주, 대전 등도 지역 사정에 맞춰 '도심 재생'이 시작됐다. 대구의 도심 재생 정책이 어떤 방향과 모양으로 제시될지 주목된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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