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영희의 수맥이야기]수맥 토양에 세균도 많아

과잉행동은 안절부절, 꼼지락거림, 불필요한 몸 움직임이 많고 의자에 앉아서도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부적절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뛰어다니거나 기어오르며 끊임없이 활동하거나 말을 수다스럽게 한다. 일상생활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착하며 △ 게임에서 지면 화를 내거나 상대방을 공격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학교생활에서는 △ 자리를 벗어나 돌아다니거나 △팔다리를 가만히 두지 않고 흔들어대고 △다른 아이에게 불필요한 말을 걸고 △장난하거나 쓸데없는 소리를 낸다.

이렇듯 과잉행동 아동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또래들과 자주 싸움하는 등으로 친구로부터 거부당하기도 한다. 결국에는 주변에서 '나쁜 아이', '아무 것도 못하는 아이'로 생각하며 낮은 자기상을 형성,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B아동은 의자에 앉을 때 몸을 뒤로 제치고 손은 책상을 잡고 다리를 흔들어 댔다. 또 어느 날은 우산의 천을 벗긴 우산살을 갖고 와서 "카메라 다리"라며 주변을 산만하게 하고 만화책을 가져와 미술활동 중에 꺼내기도 했다. 이유 없이 욕설을 자주하고 화를 잘 내며, 목소리가 크고 나서기를 잘 했다. 또 자신이 하고자하는 일이 잘 안 될 때 금방 좌절감을 느끼며, 욕설을 퍼부었다. 다른 아이에게 주먹질, 발길질을 자주하고 남의 것을 가로채고 낙서하고 구기거나 망가뜨리고 도망가는 행동, 그리고 내 것과 남의 것에 대한 구별을 하지 못했다. 친구가 없고 아동보다 어린 아이와 어울리며 대장노릇을 하려 했다. 또한 성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다.

반면 미술에 소질이 많고 흥미를 가졌다. 무엇이든 잘 하려는 의지와 에너지가 넘쳐났고, 사춘기의 심리적인 측면도 나타나고 있었다.

이 아이에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인지)과 어떤 상황을 제시해준 후 그 역할을 통해 직접 경험(행동) 해보도록 했다. 아울러 부모면담도 병행했다. 미술치료 초기에는 아동이 잘하는 만들기 활동에서 다른 아이를 도와주는 기회를 준다거나 아동이 하고 싶어 하는 미술활동 요청이 있을 때는 다른 아동과 상의한 후 실행토록 했다. 이렇게 아이의 의견을 인정해 준 결과 표정이 밝아졌다. 또 올바른 행동을 했을 때는 보상(스티커 붙이기)을 해주었고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는 다시 스티커를 반납케 했다. 욕설을 하거나 말이 많을 때는 무관심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치료 중기로 넘어오면서 욕설이 많이 줄었고 종종 다른 아이들과 어울렸다. 치료과정에서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퇴행도 보이며 가끔 울기도 했다. 또 의지대로 잘 되지 않을 때는 그 마음을 읽어 주고 작품이 아동의 마음에 들 때와 안들 때에 대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격려했다. 후반에서는 과잉행동이 일반적인 아이들보다 줄었고 욕설도 없어졌다. 또 타인의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돼 다른 아이의 재료를 허락받고 빌리거나 교환하고 나눠 쓰며 사회적 관계도 개선했다.

아이들을 성인 수준에서 이해한다거나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만다면 문제의 아이들은 힘들어 하며 또다른 문제를 만들어내고, 그로 인해한 고통은 성인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

lyy0976@hanmail.net 이영옥(미술치료학 박사, 영남대 미술치료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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