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철우의 공연 찍어듣기] 현대음악의 묘미를 찾아서

▲ 대구국제현대음악제 가을 연주회에 초청된 노마드 앙상블.
▲ 대구국제현대음악제 가을 연주회에 초청된 노마드 앙상블.

1876년 11월 4일 독일의 칼스루에 대공의 궁정극장. 오토 데소프의 지휘로 일명 '제10번 교향곡'이라 불리는 브람스의 제1번 교향곡 초연이 시작된다. 다단조의 장엄한 울림, 브람스 특유의 섬세함과 중후함, 심연을 울리는 차분하면서도 은근한 내면의 노래, 미뉴에트를 넘어 명상적 승리의 노래가 울리며 40여 분의 긴 대장정이 끝이 난다. 지휘자에 의해 작곡가 브람스가 소개된다. 모든 청중들이 이 지구의 역사가 지속되는 한 그 어디에선가 또 다른 이들을 감동시킬 그 작품에 찬사를 보내며 기립하여 환호한다. 청중들은 위대한 미래문화의 디자이너(작곡가)와 같은 공간에서 초연을 감상하게 됨에 대해 감동과 뿌듯하고도 벅찬 영광스러움을 느낀다. 그 이후 11월 7일 만하임, 11월 15일에는 뮌헨 그리고 12월 17일에는 비인 순으로 작품 초연 릴레이가 진행되었다.

이렇듯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작곡가들과 함께하는 음악작품 발표회장은 과거와 현대가 다르지 않지만, 현재 일반 음악애호가들의 현대음악에 대한 인식은 '어렵다', '귀신 나올 것 같다' '이상한 음악이다'는 등의 나쁜 선입견들이 많다.

브람스도 그 시대의 현대음악작곡가였다. 현재 유럽에는 현대음악을 찾아 즐기는 마니아층이 두텁게 형성되어 있다. 그들에게 "현대음악이 재미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들은 주저 없이 "현대음악에는 단순히 재미라고만 표현하기 힘든 묘한 매력이 있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그 작곡가들에 대한 부러움과 존경심을 보낸다. 그들은 작곡가들이야말로 미래 무대의 주인공들임을 알고, 그들과 같은 공간을 호흡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필자는 학생의 신분이었지만 작곡가로서 그 사회 일원이 되어 생활했던 7년 동안 그들로부터 상당한 존경을 받으며 생활했다. 그들은 이 동양인의 재능도 사랑하고 있었다.

21세기의 대한민국, 현 시점의 현대음악에 대한 이해도는 아직은 낮은 편이지만 현대음악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한 필자로서 이 부분에서 많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기에 행복하기도 하다.

소개하고 싶은 현대음악 릴레이 연주회가 있다. 첫 연주회는 '노마드 앙상블' 초청 현대음악연주회. 오는 30일(목), 대명동 계명대 대강당에서 열릴 대구국제현대음악제의 가을 연주회이며, 이 프로젝트는 현대음악 전문연주단체와 전문연주가들을 조명하는 음악회로 기획되고 있다. 이번에 초청된 '노마드 앙상블'은 1997년 일본의 유명 기타리스트 노리오 사토를 중심으로 결성되어 현대음악 전문연주단체로서 연주회수가 더해 갈수록 호평을 받고 있다. 1996년 타계한 일본의 대표적 현대음악작곡가 타케미츠 토루의 기타를 위한 를 비롯 박창민, 박현숙, 중국의 장다롱 외 다수의 작품을 발표한다. 그리고 두 번째 연주회는 모던앙상블 정기연주회를 통해 소개된 소프라노 양원윤 초청 현대음악연주회(11월 6일,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이다. 현대음악의 묘미와 특별한 경험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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