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 지난 23, 24일 열린 '사이언스 투어'에는 영양 일월면 일월초교 본교생 26명, 청기분교생 3명, 청북분교생 10명 등 39명의 산골 어린이들이 참여했다.
버스가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영덕 강구면 삼사해상공원에 위치한 어촌민속전시관. 학생들은 송헌분(38) 해설사의 설명으로 어촌의 다양한 모습과 문화, 어시장 뒷풍경과 어구의 사용법, 배의 제작과정, 바닷속 해저지형 등을 배웠다. 정여진(12·청기분교 5년)양은 "대게의 성장과정을 쉽게 알려주는 영상체험이 가장 재미있었고 내가 사는 산촌과 다른 어촌의 생활 모습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강구항을 벗어나면서 본격적인 해안도로가 시작됐다. 푸른 바다를 든든한 길동무 삼아 영덕풍력발전단지까지 가는 동안 금진·하저·대부·대탄·노물 등 올망졸망 모여 있는 어촌마을이 정겨웠다.
풍력발전단지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초대형 바람개비(?)는 산골 코흘리개들의 입을 딱 벌어지게 했다. "탑의 높이는 80m이고 날개길이는 40m입니다. 24개의 풍력발전기에서 연간 2만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답니다." 김옥순 해설사의 설명이 이어지자 김가영(13·청북분교 6년)양은 "멀리서 봤을 때는 그렇게 크게 보이지 않았는데 막상 가까이에서 보니 엄청난 크기에 정말 놀랐다"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영덕을 뒤로하고 이튿날 울진을 찾았다. 근남면 행곡리 왕피천에 자리 잡은 '경북 민물고기 생태체험관'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민물고기에 대해 배우며 자연의 소중함을 자연스레 깨달았다. 김준혁(12·일월초교 5년)군은 "영양에도 물고기가 참 많은데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물고기가 있는 줄 몰랐고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수달도 너무 귀여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 방문지는 울진 원자력발전소 홍보관. 한국이 세계 6위의 원자력 강국이고 국내 전체 전력의 35% 이상을 담당한다는 설명에 아이들은 놀란 모습이었다. 손우영(12·일월초교 5년)군은 "원자력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원자력분야의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학생들을 인솔한 오창석 일월초교 교사는 "이틀 동안 둘러본 경험들이 앞으로 아이들의 장래 진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매일신문사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영양·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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