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상당수 대안학교들은 교육청 인가를 받지 못한 학교들이다. 학생들의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 검정고시를 치러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이들 학교를 찾는 학생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운영되고 있는 비인가 대안학교들을 찾아봤다.
◆자연 속 생태학습의 장
지난해 3월 개교한 경북 영천 화북면의 '산자연학교'(www.sanschool.org, 054-338-0530). 초등학생과 중학생 각각 25명이 생활을 하는 이곳은 무엇보다 생태학습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자연과 더불어 맘껏 뛰놀고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 학교의 모태는 2002년 설립된 오산자연학교. 주말캠프를 몇 년 동안 개최하다 캠프 프로그램 자체를 정례화하기 위해 학교로 만든 것이다.
비인가 학교에서도 정규 교과수업은 이뤄진다. 단 교과서는 참고 자료일 뿐 대부분의 수업은 교사들의 워크시트와 학생들의 의견에 따라 진행된다. 이곳의 자랑인 생태수업은 다양하다. 학생들이 직접 농사도 짓고 목공, 뮤지컬, 연극, 생활체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도록 하고 있는 것. 강승희 교사는 "먹을거리도 학생들과 교사들이 직접 농사를 지은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기숙형인 이 학교의 학비는 한 달에 70만원 정도로 다소 비싼 편. 신입생 모집은 결원이 생길 때마다 하고 있으며 현재 10명 정도의 신입생 모집이 가능하다. 서류 전형과 세차례 정도 학생·학부모 면접이 있다.
영천에는 생태교육을 지향하는 또 다른 대안학교가 있다. 영천 화북면에 자리한 '나무와 학교'(www.namuwa.or.kr, 054-337-2337, 337-3725)'. 이 학교는 올해 8월 산자연학교로부터 분리해 9월부터 정식 운영되고 있다. 현재 재학생은 초교 1~4학년 7명의 소규모 학교.
이 학교 또한 정규 교과를 가르치지만 기존 교과서는 사용하지 않고 교사들의 워크시트로 수업이 진행된다. 국어의 경우 학생들의 표현력 강화를 위한 '말과 글'이란 주제로 수업이 이뤄지고 수학은 '수놀이'라 해서 교구를 이용한 수학놀이로 꾸며진다. 또 과학은 '우주'라는 제목으로 철학과 인문 등이 포함된 실험 위주의 수업으로 진행된다. 김영주 교사는 "수업 후엔 '살림'이라는 주제로 목공 실습과 요리 수업, 농사 등 다양한 생태수업과 체험학습이 이뤄지고 매일 아침엔 인근 산으로 산책 나가는 시간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는 기숙 선택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학도 가능하다. 통학할 경우 한 달에 41만원, 기숙형은 62만원의 학비가 들어간다. 1~4학년 각 학년별로 1, 2명의 신입생을 모집하는데 11월 1~3일까지 원서접수를 받는다. 물론 수시 모집도 병행하고 있다.
◆도심 속 적응교육의 장
대구의 도심에도 대안학교가 있다. '가온학교'(www.gaonschool.or.kr, 053-246-7179)는 남구 대명4동에 자리한 학교로 주로 학교 부적응 학생이나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중·고교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대구청소년대안교육원에서 2006년 9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현재 중·고교생 20명이 재학 중이다.
이곳은 도심 속에 위치해 통학이 자유롭다는 것이 큰 특징. 이수영 교사는 "통학으로 인해 학생들이 일상생활에 통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또 정규 교과목을 가르칠 때 학년별이 아닌,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따라 10명 단위의 그룹 수업과 1대 1 개별수업으로 이뤄진다. 문화탐방이나 역사탐방, 봉사활동, 직업탐방 등 각종 대안교육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희망 학생에 한해 일반 학교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소 6개월의 '복교 과정'도 열고 있다.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개를 통한 동물 매개 프로그램도 이 학교의 자랑거리.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학교에서, 사회에서 안정적인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년에 두차례 정시모집을 하고 있는 이 학교는 11월 중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물론 수시모집도 한다. 입학금은 10만원이며 학비는 학생에 따라 한 달에 최대 30만원을 받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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