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의존도가 높다고 하지만 학교 선생님의 역할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이다. 높은 이혼율, 부(富)의 양극화, 가치관의 혼란 등으로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공부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다. 부모와 함께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인생의 등대'이다.
대구 신암초등학교(교장 이윤지)의 '사제 멘토링(mentoring·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1대1로 전담해 지도조언하면서 실력과 잠재력을 개발시키는 것)'은 이 시대가 필요한 교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학교는 기초수급자 및 저소득층 학생이 많은 학교를 지원하는 교육투자우선지역사업에 선정되면서 올해부터 사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제간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고 학생들의 자아 존중감 향상과 전인적 성장 발달을 돕기 위한 목적이다.
사제 멘토링에는 학급별로 담임교사 1명과 정서적 지원이 필요한 학생 2명이 결연(교사 37명·학생 74명)을 해 참여하고 있다. 1학기 때는 '사랑의 손잡기'란 이름의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담임교사가 학생에게 공부와 학교생활, 친구관계 등에 대해 상담을 하고 학생의 변화 과정을 점검하기 위해 일지도 썼다. 2학기부터는 방과후 문화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1학년부터 5학년까지 교사와 학생이 서점에 가서 책 구경도 하고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얘기도 나눴다. 아이들은 읽고 싶은 책을 1, 2권씩 선물받았다. 6학년은 교사와 함께 서점 대신 영화관을 찾았다. 체험활동 뒤에는 얘기 꽃을 피우며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시간도 가졌다. 아이들은 11월 12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사제 멘토링 참여 학생들이 선생님들과 함께 우방타워랜드에 놀러 가는 날이다.
이 학교 허선임 교사(교육복지부장)는 "아이들과 교사간의 대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이 교사를 잘 따르고 표정도 훨씬 밝아졌다"며 "사제 멘토링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어 내년에는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업을 활성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암초교는 '굿네이버스' 지원으로 1, 2학년 20여명을 대상으로 오후 6시30분까지 방과후 보육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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