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홈플러스 같은 대형소매점들이 지난해 대구지역에서 올린 총매출액은 1조6천억 원에 달한다. 1997년 홈플러스의 대구 첫 진출 이후 대형소매점수는 18개로 늘었고 매출액은 무려 740%가 늘었다. 대구 진출 업체들의 무한 경쟁이 시작된 2002년 이후에도 매출액은 22%가 늘어났다. 엄청난 성장세다.
하지만 지역민들은 이를 반길 수 없다. 외지에서 대구로 진출한 대형소매점의 성장은 지역 경제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성업 중이던 재래시장은 대형소매점에 밀려 수많은 점포가 문을 닫았고 매출도 그만큼 줄었다. 그렇게 공룡 같은 식성으로 토종 유통시장을 먹어 치우면서 번 돈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지도 않다. 지역 제품 매입액은 28.7%에 불과하고 지역 공동브랜드인 쉬메릭이 입점한 업체도 4개에 불과하다. 지역 은행을 이용하는 것 같지도 않다.
문제는 대구시다. 대형소매점이 지역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서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지난 2006년 대형소매점의 지역기여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지만 실적은 저조하다. 따가운 여론을 의식해 안을 내놓긴 했으나 후속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지금 대구시는 다시 '지역기여도를 높일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말을 되뇌고 있다. 지역제품 매입액 비율 늘리기 같은 대책은 한계에 이른데다 직접적 경제 부양 효과도 떨어진다. 대책은 대형소매점들이 지역사회에서 벌어들인 돈을 지역사회에 되돌리도록 하는 것이다. 대구시는 어떻게든 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를 강제할 제도적 장치라도 갖춰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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