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제 불황 틈타 날뛰는 射倖 범죄

대구를 중심으로 한 사상 최대의 다단계 사기사건이 터져 경제 침체로 실의에 빠진 서민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사기 업체는 안마기 같은 건강용품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해 준다며 투자자를 그러모았다는 것이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는 이 지역에만도 1만5천 명에 피해액이 2조 원에 달한다. 어려운 때 이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사기에 말려들었다니, 안타깝다. 경찰은 빠른 수사로 사회적 파장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이 다단계 업체는 2004년부터 법인명을 바꿔가며 사기행각을 벌여왔다고 한다. 전형적인 피라미드식 다단계 사기였지만 피해자들은 정해진 날짜에 꼬박꼬박 元利金(원리금)이 통장에 입금돼 의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돈 불어나는 재미에 빠져 친인척과 이웃들에게까지 투자를 권유하기도 했다고 한다. 다단계 사업은 지금도 정수기 대여사업이나 인삼밭 투자사업, 건강식품 판매사업 등으로 다양하게 성행하고 있다.

인터넷 賭博(도박)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드라마 타짜가 안방에서 인기를 끌면서 초등학교에까지 화투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유명 방송인까지 낀 130여 명이 인터넷 도박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경찰이 지난 한 달 동안 전국에서 1천681명을 인터넷 도박으로 단속해 32명을 구속했다. 20, 30대가 80%였다니 인터넷 도박의 병폐도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 건강한 경제활동보다 불로소득을 기대하는 射倖(사행) 심리가 만연하기 마련이다. 다단계 사기는 이러한 사회심리를 노린 한탕주의 범죄이다. 그 피해는 또 다른 범죄를 일으키며 우리 사회를 병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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