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꽁꽁 언 소비…대구는 '세일 중'

백화점도…동성로도…"70~80% 할인"

▲ 유통업체들이 불황으로 움츠러든 소비를 되살리기 위해 세일폭을 대폭 높이면서 초저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구 동성로 길거리 상점에 나붙은 각종 세일 안내문. 윤정현 인턴기자
▲ 유통업체들이 불황으로 움츠러든 소비를 되살리기 위해 세일폭을 대폭 높이면서 초저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구 동성로 길거리 상점에 나붙은 각종 세일 안내문. 윤정현 인턴기자

'대구는 세일중.'

업종을 불문하고 무차별적으로 번지고 있는 경기침체 속에 제조·유통업체들이 곳곳에서 생존을 위한 눈물의 세일을 벌이고 있다. 여기다 백화점이나 아울렛들도 정기세일에 가세해 대구 전역이 세일장화하는 양상을 주고 있다.

현재 대구 성서공단이나 서대구공단 주변 빈 공장들에서는 줄도산한 패션유통업체들 상품을 땡처리 판매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서구 갑을네거리 한 건물에는 150개 브랜드를 모아놓고 최대 90%까지 할인 판매하고 있다.

이 매장 관리 책임자는 "부도가 난 업체들이 원단값이라도 건지기 위해 물건을 맡기기 때문에 가격이 아주 싸다"며 "판매 대행을 해주고 있지만 그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한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대구 동성로는 마치 거대한 바겐세일장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최고 70∼80%' 세일이라는 간판이나 안내문이 안 걸린 점포가 없을 정도다.

여기에 백화점과 아울렛 매장들도 가세했다. 매출 부진에 고심하고 있는 대구지역 백화점들은 이달 본격적인 세일에 돌입했다.

동아백화점은 세일 참여 브랜드가 85%를 넘었으며 세일 폭은 10~50%에 이른다고 밝혔다. 대구백화점에서도 1년에 두 차례 실시하는 해외명품 브랜드까지 세일에 동참해 세일 참여율이 높아졌다. 롯데백화점 상인점에서는 문 닫는 남자양복 업체의 정장 한벌을 7만~11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대형소매점도 예외는 아니다. 이마트는 지난달 27일부터 1주일간 불황기 마케팅의 일환으로 50여개 소용량 상품을 별도로 기획한 '소용량 초저가 대할인전'을 펼치는 중이다. 홈플러스도 진열기간이 임박한 농산물을 할인판매 코너에 배치해 30~50% 싸게 판다.

아울렛들도 '창고대방출전' 등 할인행사를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렸다. 올브랜은 최근 가진 골프웨어 할인행사에서 최대 90%까지 할인 판매했다. 올브랜 관계자는 "저가의 할인상품을 판매하는 이벤트를 수시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년모임이 줄고 있는 호텔업계도 불황 타개를 위해 초저가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프린스호텔은 12월 한 달 동안 1박 2일 패키지상품을 12만원에 판매한다. 객실료만 17만5천원에 달하는데도 6만원 상당의 조식과 와인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자동차 업체들도 불황 때문에 올해는 유난히 할인 폭을 키웠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대 30만~40만원 깎아주는 게 고작이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자 업체들은 재고차의 경우 최고 1천만원까지 할인해 주고 있다. 너무 싸면 오히려 팔리지 않는다던 고가품의 대명사인 수입차들도 판매가 급감함에 따라 세일에 동참하고 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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