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기섭의 목요시조산책] 가을 스레트 지붕/김경자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비 갠 날 가상가상 말려진 움막 지붕 꽃으로 피고 싶은 지붕 마음 할머니는 알아 잘 깎은 둥시감 반 접 곶감 꽃 피게 한다.

곶감을 만들기에는 이즈막의 햇볕과 바람이 좋습니다. 채반이나 소쿠리에 널든 꿰미로 매달든 그것은 어디서나 눈맛 좋은 남도의 풍광이지요.

스레트(슬레이트)를 인 움막 지붕과 한 접도 아닌 반 접의 둥시감. 그것이 결핍의 정서를 자극합니다. 그러면서 현실의 가난을 정서의 풍요로 바꾸어 놓지요. 할머니는 꽃으로 피고 싶은 지붕의 속내를 어찌 아셨을까요. 눈물겹도록 따스한 감빛 서정이 움막 너머 하늘 구만 평을 다 적십니다.

감농사래야 낡은 집 마당 가에 선 두어 그루가 고작일 터. 할머니의 마디 굵은 손이 시나브로 깎아놓은 둥시감 반 접. 그 곶감 꽃. 작고 둥글고, 느리고 소박한 것의 무심이여. 무심이 곧 유심인 것을. 더 갈 데 없는 가을의 유정한 깊이인 것을.

시조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8일 겸직 문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을 지켰으며, 기본소득당 신지혜 최고위원은 이를 옹호했다. 홍...
화학소재 기업 카프로가 상장폐지를 위한 정리매매 첫날 90% 이상 급락하며 현재 340원에 거래되고 있고, 거래소는 상장폐지 절차를 재개한 ...
올해 추석 연휴는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이며, 주 5일제 근로자 기준으로는 9월 28일 월요일까지 쉴 수 있는 가능성이 낮다. 정...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