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날 가상가상 말려진 움막 지붕 꽃으로 피고 싶은 지붕 마음 할머니는 알아 잘 깎은 둥시감 반 접 곶감 꽃 피게 한다.
곶감을 만들기에는 이즈막의 햇볕과 바람이 좋습니다. 채반이나 소쿠리에 널든 꿰미로 매달든 그것은 어디서나 눈맛 좋은 남도의 풍광이지요.
스레트(슬레이트)를 인 움막 지붕과 한 접도 아닌 반 접의 둥시감. 그것이 결핍의 정서를 자극합니다. 그러면서 현실의 가난을 정서의 풍요로 바꾸어 놓지요. 할머니는 꽃으로 피고 싶은 지붕의 속내를 어찌 아셨을까요. 눈물겹도록 따스한 감빛 서정이 움막 너머 하늘 구만 평을 다 적십니다.
감농사래야 낡은 집 마당 가에 선 두어 그루가 고작일 터. 할머니의 마디 굵은 손이 시나브로 깎아놓은 둥시감 반 접. 그 곶감 꽃. 작고 둥글고, 느리고 소박한 것의 무심이여. 무심이 곧 유심인 것을. 더 갈 데 없는 가을의 유정한 깊이인 것을.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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